“의사로서, 국군으로서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평균 섭씨 34도의 찜통더위 속에서 이방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이라크 파병 의료부대인 제마부대(부대장 김용규 중령) 소속 서영태 상병(28). 지난 4월 이라크 남부 나시리아에 파병된 100명의 부대원 중 유일한 한방 의무병인 서 상병은 지난해 2월 경산대 한의대를 졸업한 한의사로 제마부대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한방 군의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5개월 동안 하루 평균 4~5명씩 총 660여명을 진료한 그는 “처음에는 찾는 이들이 거의 없었지만 병세가 호전된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지며 주민과 동맹군 장병들의 발길이 늘었다”며 “특히 지난달 초 근육무력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던 7살 어린이 비하가 회복단계에 이르자 요즘은 하루 20~30명의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시리아 의사협회 소속 의사들까지 한방진료를 배우러 찾아오고 일부 동맹군 장병들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는 “전쟁을 겪어서 그런지 총상으로 인한 뇌손상 환자가 들어와 손 쓸 도리가 없을 때면 마음이 착잡해진다”고 안타까워하며 “치료를 받은 주민들이 답례로 대추 야자와 이라크 전통음식을 건네주며 고맙다고 말할 때가 가장 미안하면서도 고맙다”고 말했다.
서 상병은 “한방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고, 인도적 차원의 의료지원이라는 목적에도 공감해 파병에 동참했다”며 “6개월 이상의 장기진료를 요하는 환자들도 많은데 이달 22일 교대해 귀국하려니 미안하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