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포철-현대 철강분쟁 해결책 없나

"현대하이스코 합작법인화 바람직"포항제철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하고 있다는 공정거래위의 판정에 대해 포철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면서 포철ㆍ현대의 철강분쟁은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포철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거나 본안소송에 들어가면 양측은 최장 2년 가량 아무 변화 없이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한다. 이와 관련, 국내 철강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현대하이스코를 합작사로 재편, 별도법인으로 분리해 분쟁을 마무리짓는 방안이 제기돼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작사 설립방안 철강분쟁에 자문을 하는 한 대학 교수는 "이번 분쟁은 두 회사의 감정싸움과 함께 전형적인 '쌍방독점'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자율적인 타협이 어렵다"며 "국가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하이스코의 냉연공장을 포철과 현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합작사로 만들어 전문경영인 체제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의 경쟁체제 구축을 주장하는 현대측의 요구나 현대측의 수직계열화 폐지를 주장하는 포철의 이해를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쌍방독점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하나씩이어서 수량ㆍ가격의 타협여지가 없는 상태로 두 회사의 경우가 전형적이다. ◇공감하는 철강업계 하이스코의 독립법인화에 업계도 찬성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자체적으로 자동차 강판업체를 확보하려 하고 포철은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맞선 상태"라며 "하이스코를 두 회사가 참여하는 독립법인으로 만들면 현대차는 포철과 다른 공급업체를 확보할 수 있고 포철은 수요업체가 경쟁업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두 회사의 분쟁이 장기화되면 일본 업체들만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조기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 가와사키는 이미 현대하이스코에 600억원(지분 12%)을 투자해놓고 현대차에는 자동차 강판을, 하이스코에는 핫코일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자동차 강판수입 계획은 약 20만톤으로 하이스코의 핫코일 수입량까지 합치면 150만톤, 5,000억원에 이른다. 포철로서도 현대차로부터 구매 거절을 당한 자동차 강판 약 55만톤(지난해 기준)을 생산 중단하거나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 형편이다. ◇부정적인 포철, 긍정적인 현대 이 방안에 포철은 일단 부정적이고 현대측은 긍적적인 입장이다. 유병창 포철 대변인은 "지금은 합작사 설립이든 하이스코 인수든 검토 대상이 아니다"며 "올초 연합철강이 하이스코 인수를 제안한 대로 두 회사가 합병해 국내 냉연산업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는 기존입장을 재강조했다. 하지만 연철과 하이스코 합병시 일정 정도 지분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합작사 설립 논의가 본격화하면 입장변경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오홍식 현대하이스코 상무는 "국내 자동차강판 시장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는 조건이라면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연철은 자동차 강판 생산의지가 없어 이 회사와 합병은 차량용 강판 생산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포철의 주장을 일축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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