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 인테리어·조경 등 수요자 취향 그대로 살려

일반주거부문 대상/동탄 솔리움 타운하우스

동탄 솔리움타운하우스 테라스에서 보이는 이웃집들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모습으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주택들은 단지 너머 보이는 숲의 경관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동탄 솔리움타운하우스내주택과 주택사이로 난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금방이라도 누군가 창을 열고 손을 흔들며 인사할 것 같다. 공동주택이 전통적인 공동체 '마을'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이승룡

2000년 초반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단조로운 형태의 성냥갑 아파트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며 차세대 주거 공간으로 주목받았던 타운하우스는 아직은 시장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게 사실이다. 넓은 대지 위에 값비싼 자재들로 마감한 고급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높은 가격은 또 소규모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마을'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기대감 역시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타운하우스의 방점이 '타운'이 아닌 '하우스'에 찍힌 탓이다. 결국 지난 몇 년간 용인 동백, 화성 동탄, 파주교하 등 수도권 일대 택지지구에서 공급된 수많은 1세대 타운하우스들이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달리 수요자의 선택을 받는 단지는 있기 마련이다. 동탄 택지지구에 자리잡은 타운하우스 가운데 가장 높은 계약률 및 입주율을 자랑하는 '동탄 솔리움 타운하우스'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자들의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시켜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솔리움 타운하우스의 남다른 점은 '멋들어진 하우스'를 만드는 것보다 이 집에 살아갈 사람들이 만들어 갈 이야기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웃들이 모여 살며 어떠한 정서적 교류를 나눌 것 인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어떤 기억이 남은 어떤 공간을 공유해 갈 것 인가에 대해 심도깊게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실제 이 집에 거주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화려한 까페테리아 등으로 채워질 계획이었던 단지 한가운데의 커뮤니티 시설은 아이들을 위한 독서실을 필요로 하는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에 현재 입주민 전용 독서실로 운영중이다. 욕조, 냉장고, 부엌가구 등의 인테리어 품목을 원한다면 교체해주는 수고도 마다치 않았고, 1층 개인 마당 등에 심어질 수목을 시공사 임의로 선정하지 않고 입주예정자들을 불러 고르게 하는 시도도 했다. 소나무, 사과나무 등의 어린 묘목들을 한 곳에 모아두고 마음에 드는 나무를 고르게 함으로써 입주 예정자들이 자신의 집에 애정을 더욱 갖게 해준 작은 이벤트였다. 복층형 타운하우스에 거주하는 많은 수요자들이 계단의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말을 듣고는 단순한 동선이 아닌 공간으로 쓰일 수 있는 계단의 형태를 연구했다. 이 단지 B타입의 주택은 지하에서 2층까지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계단으로 설계해 서양 건축물에서 볼 법한 중정의 느낌을 구현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가장 불편한 공간을 가장 아름답고 차별화된 모습으로 꾸며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설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모든 면에서 완벽하진 않다. 주택의 규모가 대부분 230~260㎡의 대형평형이라는 점과 높은 분양가는 수요자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청도건설 측 관계자는 "초기 타운하우스는 고급주택으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 대부분 대형주택으로 구성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적절한 규모의 주택을 원하는 30~40대의 수요가 오히려 더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다음에 선보일 타운하우스는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형태로 구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시공자 이승룡 청도건설 대표
용적률 과감히 낮춰 개방감·쾌적함 느껴져

"건축분야에서 가장 공신력있는 상을 받게 돼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사업 시행 중 금융위기 등의 어려움을 겪으며 잠 못 이루던 밤도 많았는데 그동안의 고통이 다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이승룡 청도건설 사장은 건축을 공부했던 대학시절을 포함해 건축업계에서 보낸 약 30여년의 시간을 떠올리며 웃음지었다. '동탄 솔리움 타운하우스'의 건축주이자 시공자로써 그의 고심이 돋보였던 부분은 주택수를 마지노선까지 줄여 100%까지 허용되는 용적률을 61.48%까지 낮춘 것이다. 단지를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남다른 개방감과 쾌적함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대부분 업체들이 사업성을 고려해 기준 주택수보다 더 많은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선택이다. "분양 당시 수익률에 대한 고민보다 건축을 전공했던 건축인의 입장에서 이곳에 사실 분들이 기분 좋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이 사장은 "사업성만을 따졌다면 분명 지금같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이 꾸려가는 청도건설은 1990년 창립한 이래 전국에서 공공건축, 조경, 토목 등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약 6년 전인 2004년 무렵부터 김포, 평택 등에서 아파트 공사를 건설하며 주택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2008년 첫 타운하우스 프로젝트인 동탄 청도솔리움 하우스를 선보였다. 이 사장은 "건축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아파트 일변도인 국내 주거문화에 대한 아쉬움과 바람직한 주거에 대한 고민을 하곤 했다"며 "특히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이 창의력과 바람직한 인성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이 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친환경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가 더 주목을 받으리라 생각한다"는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접목하면서도 규모나 불필요한 부분을 줄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저렴한 타운하우스에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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