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전하는 기초단체] "소싸움 겜블사업화" 청도군

"전통축제를 세계적 레저산업으로"



인구 4만7,000여명의 소도시 경북 청도군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싸움 겜블 사업화’를 통해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소싸움 겜블은 경마나 경륜처럼 우권 발매를 통해 소싸움에서 이길 소를 미리 예측, 적중시키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싸움도 이제 레저로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상설 소싸움이 진행될 주경기장이 올 1월 준공됐고, 경기장 건립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간의 법적공방도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연내 소싸움 겜블 개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청도는 국내 전통소싸움축제의 대명사. 지난 1990년 ‘영남소싸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청도소싸움축제’는 99년부터 4년 연속 정부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이 달 24일부터 28일까지 서원천변에서 열린다. 소싸움 겜블사업은 2000년 7월 청도상설소싸움경기장이 착공되면서부터 본격 추진됐다. 이후 2002년 8월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이하 우권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권 발매 및 배당금을 지급하는 ‘베팅체제’ 도입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2004년 2월 경기장 건립을 맡은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공정 95%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또 경기장 운영권을 놓고 시공사와 민간투자회사인 ㈜한국우사회, 청도군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한동안 사업이 표류했다. 그러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통해 우사회가 민간사업시행자 지위를 인정 받고, 연대보증사가 보증시공에 나서면서 올 1월 마침내 경기장이 준공됐다. 청도소싸움경기장이 완공되면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2만4,095평(7만9,656㎡)의 부지에 주경기장 및 부대시설, 진입도로, 주차장 등을 갖추게 된다. 이미 준공된 주경기장은 개폐식 돔형으로 지상 2층(지하 1층)ㆍ1만1,000여석 규모의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주변 상가와 주차장 등 편의시설 건설을 위한 공사는 현재 70~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총 공사비는 민자 655억원(추정) 등 780여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경기시행자인 청도공영사업공사(청도군이 전액 출자)와 민간사업자인 우사회는 오는 9~10월 겜블 소싸움장 정식 개장을 목표로, 개장 준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우사회 등은 5월까지 경기장 주변 편의시설 공사를 완료하는 한편 120억원이 투입되는 방송ㆍ전산장비 설치공사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6월부터는 우권 발매 시스템 점검 등 ‘실전’과 같은 시뮬레이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싸움장 운영은 민간사업자가 ‘사행산업’을 직접 운영할 수 없도록 한 우권법 취지에 따라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우사회에 위탁해 운영하게 된다. 이와 관련, 구체적인 위탁범위 및 위탁수수료율을 정하고, 농림부의 최종 승인을 얻는 것이 남아있는 최대 과제다. 경기장이 개장되면 소싸움 경기는 주 2일(토ㆍ일) 개최될 가능성이 높고, ‘소싸움경기투표권’(우권)은 최저 100원에서 최고 10만원까지 발행될 예정이다. 투표방법은 단승식, 시간적중 단승식, 복수경기승식, 시간적중 복수경기승식 등의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청도공영사업공사 황인동 사장은 “소싸움 겜블 사업화는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위탁범위에 대해 우사회ㆍ청도군과 협의를 진행중인데 올 9~10월이면 경기장이 정식 오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우사회 김남진 이사는 “청도소싸움을 세계적인 레저 문화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소싸움장 일원에 호텔ㆍ온천ㆍ상가ㆍ위락시설 등을 갖춘 리조트타운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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