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늦깎이 수비수 파비오 그로소(29ㆍ팔레르모)가 다시 한번 경기 종료 직전 팀을 살려냈다. 그로소는 5일(한국시간) 열린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0대0으로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던 경기 종료 1분 전 선제결승골을 성공시켜 이탈리아를 결승에 올려놓았다. 승부차기 돌입이 예상됐던 연장 후반 14분 공격에 가세한 왼쪽 윙백 그로소는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가 찔러준 전진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어받자마자 왼쪽으로 몸을 튼 뒤 왼발로 강한 슈팅으로 상대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26세이던 2003년 4월 스위스와 경기로 A매치에 데뷔할 때까지도 후보 신세를 면치못했던 그는 짧은 대표팀 경력에도 불구하고 벌써 세번째로 막판에 아주리군단을 구해냈다. 그는 이번 대회 호주와의 16강전에서도 0대0이던 후반 인저리타임 지능적으로 공격수의 반칙을 유도해 천금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던 주인공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스코틀랜드와 원정경기에서도 그로소는 0대1로 뒤지던 후반 31분 동점골을 뽑아내 무승부를 이뤄내기도 했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이지만 190㎝의 장신과 탁월한 체력으로 적극 공격에 가담하는 능력이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