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경제권'에도 해빙의 바람칠레·멕시코등 중남미국가 6%대 고성장
「삼바 경제권」에 해빙의 바람이 불 것인가.
정정 불안등 혼미를 거듭해 온 중남미 대륙의 경제가 최근 들어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회생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경기 호전이 뚜렷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간 양극화(兩極化) 현상도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
스페인계 라틴 경제권 전문 조사 기관 「라틴포커스 컨센서스 포어캐스트(LFCF)」의 최근 월례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를 비롯 중남미 7개 대국의 올 평균 경제 성장률은 연율 기준 3.9%로 당초 예상치 3.7%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는 지난 98년(1.9%)·99년(0.1%)의 평균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어서 그동안 막대한 외채와 인플레에 시달리며 만성적 경기 침체에 빠졌던 이들 국가들에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고성장국가군(群)=경제 성장률에 근거, 이 지역 7개 국가의 올 경제 성적표를 보면 최우등국은 단연 칠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딛고 최근 칠레가 일궈낸 국내 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6.1%. 당초 예상치 5.6%를 뛰어 넘으며 주변국중 발군의 성적을 냈다. 수출 증가와 저금리 정책이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고 있는 칠레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최소 6%대의 고성장을 점치고 있다.
칠레와 함께 선두 그룹에 선 국가는 멕시코. 멕시코는 막대한 외채와 심화되는 빈부 격차 등 복잡한 국내 상황에도 불구, 올들어 현재까지 연율 5.6%의 고성장을 이룩했다. 역시 당초 예상치 4.0%를 너끈히 뛰어넘은 실적. 이밖에 브라질도 순항세속에 4월(3.2%)-5월(3.3%)-6월(예상치 3.4%) 3개월 연속 상승 탄력을 받고 있으며 대선후 불안한 국내 정치 양상속의 페루도 비교적 견실한 경제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저성장국가군(群)=중남미국가 7개 대국중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 속도가 뒤처지는 나라는 아르헨티나·베네주엘라·콜롬비아등 3국. 이중 아르헨티나는 당초 3.4%의 예상보다 못한 2.9%의 성장에 그쳤다. 특히 베네주엘라의 경우 치솟는 국제 유가에도 불구, 예상치를 밑도는 2.8%의 성장에 그쳐 고유가 상황속에 산유국의 잇점을 살리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불안한 국내 상황속에 있는 콜롬비아의 성장속도가 둔화 추세며 특히 엘살바도르 등 카리브해 연안 저개발국들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암울한 상태다.
◇성장 앞에 놓인 난제=눈에 띄는 경제 성장에도 불구, 이들 해당 국가들이 해결해야 할 난제는 산적해있다. 누적되는 외채, 높은 물가, 환율불안등 불안정한 경제 여건은 여전하다. 이들 나라들의 정정(政情) 불안이 경제 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변함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LFCF는 이와 함께 산업별로 심화되는 성장의 불균형도 이 지역 경제 발전을 가로 막는 현안으로 꼽고 있다. LFCF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에서 올해 통신 및 소비재 생산은 각각 0.8%와 4.5%가 늘은 반면 건설과 금융업은 오히려 각각 16.5%와 9.6%씩 성장률이 떨어져 산업의 부문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홍현종기자 HJHONG@SED.CO.KR
입력시간 2000/06/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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