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쇠고기 추가협상] 4·18합의 변경 "사실상 재협상 효과"

뇌등 4대 위험부위 수입금지 검역권 강화 내용등 명문화<br>국민 美검역체계 불신 깊어…여론 진정될진 더 지켜봐야

정부는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 쇠고기의 한국 수출을 차단하는 것으로 지난 4월18일 합의사항을 변경하는, 사실상의 재협상의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뇌ㆍ눈ㆍ척수ㆍ머리뼈 등 4대 부위의 수입을 추가로 금지하는 한편 검역권을 강화하고 이들 3대 합의사항을 고시에 명문화하기로 해 추가협상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다만 두 달 가까이 미 쇠고기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광우병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워낙 크고 미 검역체계에 대한 불신이 퍼져 있어 추가협상 결과를 국민들이 수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협상, 무엇을 얻었나=30개월령 이상 미 쇠고기가 수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 정부는 ‘한국 수출용 30개월령 미만 증명프로그램(한국 QSA)’을 통해 이를 보장하기로 했다.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려는 업자들은 한국 QSA를 수립해 미 정부의 확인 및 검사를 받아 수출위생증명서에 확인 내용을 첨부해야 한다. 수출위생증명서가 아예 없거나 증명서가 있더라도 미 정부의 확인문구가 없으면 우리 측은 전략 반송하게 된다. 한국 QSA는 국내 소비자의 신뢰가 개선될 때까지 기한 없이 실시된다. 우리 정부의 검역 권한도 종전보다 강화됐다. 미 쇠고기 검역 과정 중 2회 이상 식품안전 위해 발견시 우리 측은 해당 작업장의 수출 중단을 요구할 수 있고 미측은 이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종전에는 중단조치의 주체 등이 모호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미 도축장 점검 권한이 구체화되고 확대됐다. 뇌ㆍ눈ㆍ척수ㆍ머리뼈 등 4개 부위는 30개월 월령에 상관없이 수입을 차단한다. 미측은 해당 부위가 30개월 미만이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아니라며 고시에 반영하는 것을 완강히 반대했으나 우리 측은 지금까지 수입된 적이 없어 실익이 없고 국민들의 우려가 큰 만큼 반영하자고 강조했다. 수입업자의 주문 없이 들어온 이들 부위는 전량 반송된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추가협상 내용을 고시 부칙에 추가한다는 4번째 합의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한미 간 통상마찰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합의 내용의 실행 근거를 명확히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여론 추가협상 결과 수용할까=초ㆍ중ㆍ고생까지 나선 촛불집회는 45회 이상 이어지며 두 달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미 쇠고기 파동이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으면서 국민들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민감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됐다. 추가협상 결과에도 불구하고 우선 미측의 30개월령 미만 분류를 믿을 수 있느냐는 지적부터 제기됐다. 쇠고기에 관한 한 미 정부도 믿을 수 없다는 극도의 불신감이 퍼져 있는 것이다. 박상표 국민건강수의사연대 정책실장은 “예전에 살코기만 수입했을 때는 30개월을 정확하게 못 잡아도 수용할 만했지만 지금은 창자가 들어오는 만큼 연령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야권과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곱창 등 내장 수입은 계속된다는 점과 미 수출 작업장의 승인권과 취소권은 여전히 미 정부에 있다는 문제까지 꼬집으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측이 추가협상을 받아들이고 상당한 양보를 해 이를 고시에 반영하기로 한 만큼 이제는 촛불을 끌 때가 됐다는 현실론도 강하게 부상하고 있다. 특히 상대국 정부 자체를 부정하는 문제 제기는 통상대국인 우리나라가 취할 자세는 아니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상당한 노력을 했고 미측도 한국 국민의 정서를 상당 부분 이해한 협상 결과”라고 평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재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실의 기준에서 평가할 때”라고 강조했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차단할 키인 미국 정부의 품질시스템평가(QSAㆍQuality System Assessment)는 농무부 농업유통국(AMS)이 운영, 관리하는 일종의 농산물 품질관리시스템이다. 농산물 생산ㆍ수출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조건과 기준을 규정해 QSA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미 농무부에 프로그램 마련을 요청하면 AMS가 기준 충족 여부를 조사한 뒤 각 생산자에 해당 프로그램 인증을 부여하고 등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반면 AMS가 운영하는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은 특정 국가에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을 생산ㆍ수출자가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한 것이다. 자발적으로 마련한 QSA라도 위반하면 처벌되지만 강제성 측면은 EV가 더 강하다. 미 정부는 농산물 품질관리에서 국내 기준인 QSA로 통일하기 위해 EV를 축소하는 추세다.
용어설명


관련기사



QSA=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차단할 키인 미국 정부의 품질시스템평가(QSAㆍQuality System Assessment)는 농무부 농업유통국(AMS)이 운영, 관리하는 일종의 농산물 품질관리시스템이다. 농산물 생산ㆍ수출업자들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조건과 기준을 규정해 QSA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미 농무부에 프로그램 마련을 요청하면 AMS가 기준 충족 여부를 조사한 뒤 각 생산자에 해당 프로그램 인증을 부여하고 등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