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피말리는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말그대로 6.2 지방선거의 하일라이트였다.
투표 전날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인 승리가 점쳐졌던 오 후보는 2일 오후 6시 투표종료와 함께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간발의 차(오세훈 47.4%, 한명숙 47.2%)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표 초반 잠시 리드하던 오 후보는 그러나 오후 9시 이후부터는 한 후보에게 선두자리를 내주며 이후 5시간 넘게 쫓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에 패색이 짙다고 판단한 한나라당측은 "국민의 기대에 못미쳤다"는 입장을 밝혔고, 승리를 예단한 민주당은 "국민적 심판"이라고 논평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더디게 진행된 이날 개표 과정에서 1위 한명숙-2위 오세훈의 순서는 좀처럼 뒤바뀌지 않고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새벽 1시께에는 오 후보 자신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3일 오전 4시께 드라마 같은 역전이 이뤄졌다. 끈질기게 따라붙던 오 후보가 개표율 70% 후반에 이르자 소수점 이하의 근소한 차이로 한 후보를 제치는 뒷심을 발휘했다.
한나라당 텃밭인 서초에서 개표기 고장으로 한 때 중단됐던 개표가 재개되면서 오 후보를 향한 표가 강남권에서 쏟아졌다.
오 후보는 어렵게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한때 2천표 정도로 격차를 좁혀온 한 후보의 막판 추격전을 뿌리친 오 후보는 오전 7시가 훨씬 넘어 당선을 확정지으며 10시간의 혈투가 끝났다.
오 후보는 3일 오전 8시30분 현재 207만5,693표(47.4%)를 얻으며 서울시장 당선을 확정지었고, 한 후보는 204만9,890표로 46,8%의 득표율을 올리며 크게 선전하며 첫 여성 서울시장에 도전했지만,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한 채 좌절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