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경제위기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더불어 대중성을 갖춘 상품을 명품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8일 소비자 1만2,668명에 대한 개별면접과 인터넷 패널조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파브 LED TV', 제일모직의 '갤럭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등 17개 품목을 '2010 더 프라우드(The Proud) 대한민국 명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명품을 결정하는 요소로 명품성 이미지가 43%, 기능과 속성이 57%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실용적인 구매 패턴이 다소 강세를 보였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금융위기 속에서 불필요한 소비는 억제하면서도 자신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돈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합리적 명품시대가 왔다=국내 소비자들은 경기침체 탓에 단순한 희소성보다는 차별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합리적 명품'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는 단어로 새롭게 등장한 '뉴 프리미엄(New Premium)'이 대표적인 예다. 뉴 프리미엄이란 단순히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비싼 제품이 아니라 대중성 있는 상품에 고급스러움을 입힌 제품을 일컫는다. 합리적 명품으로 꼽힌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IT제품들이다. 세계 시장에서 이미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파브ㆍ지펠ㆍ휘센 등은 이제 미국ㆍ일본 등에서 넘어서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비게이션 아이나비는 기술력과 신뢰도 면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발휘해 명품으로 꼽혔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 W-CMA는 CMA 통장의 대표주자로, 한국투자증권 뱅키스는 온라인증권 거래의 대표 주자로 각각 활약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히스토리가 명품을 만든다=김 본부장은 "올해 조사 결과의 특징 중 하나가 전통에 기반한 시장 선도력을 갖춘 상품의 명품화가 두드러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분야는 의료 서비스 부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전통과 최첨단 실력을 함께 갖춘 병원들이 명품으로 떠올랐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암센터,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등은 의료 분야에서의 전통 강호다. 주거 부문에서는 전통의 건설명가인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를 통해 주거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 명품으로 선정됐고 금융 부문에서는 건실한 자산이 기반인 신한은행의 프라이빗 뱅크가 명품으로 꼽혔다. 또 유통 부문에서는 오랜 기간 명품관을 차별화해 육성해온 갤러리아 명품관이 최고로 지목됐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라=쇼윈도에 전시돼 눈으로만 즐기는 명품은 더 이상 '나의 명품'이 아니다. 실제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비로소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생활 속 명품'으로 손꼽힌 상품들은 기능적인 면과 더불어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놀라운 관찰력을 가졌다. 시몬스침대는 한국인의 수면습관에 맞춰 기능을 개선해 고객의 건강한 '웰빙 수면'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충실한 프로그램으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과수얼음정수기는 정수기능에 언제든지 청결한 얼음을 함께 즐기도록 해 생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변화된 소비 트렌드에서 명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 경쟁력에 +α의 가치를 더해야 한다"며 "기업이 소비자 접점에서 더 많은 가치를 소통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감성과 경험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