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금융 콘퍼런스' 참석 스티글리츠 교수 "규제개혁·정보경쟁력 갖춰야 서울, 동북아 금융허브 가능" 오현환 기자 hhoh@sed.co.kr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한국은 중국ㆍ일본에 대한 로컬 지식이 풍부하며 제3국으로서의 중립성도 가져 이를 잘 활용하면 동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2007 서울 국제금융 콘퍼런스'에서 '아시아 금융시장의 미래 트렌드-서울의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 창조'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서울이 동북아 금융허브 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역할을 잘 찾아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구촌 환경변화의 흐름을 볼 때 세계 금융시장의 활동 중심지가 아시아로 옮겨가는 일은 필연적이며 미주ㆍ유럽 등 서양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유럽에서는 스위스와 룩셈부르크가 금융중심"이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이들과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앞으로 경제발전을 추구하려면 금융허브 도약을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평가한 뒤 "서울은 우선 25년 후 아시아 금융시장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로컬 은행을 밀어내고 해당 지역을 차지한 글로벌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이들의 예금이 감소하는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들 지역에서는 로컬 은행이 글로벌 은행보다 경쟁력이 더 있다"고 진단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서울은 이미 기술과 인적자본, 지리적 위치 등 세계적인 금융허브 도시로서의 조건을 갖췄다"며 "앞으로 세계 곳곳의 정보와 아시아를 비롯한 어느 한 지역의 정보가 서울로 집약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금융산업의 핵심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며 싱가포르ㆍ홍콩 등 아시아 금융 대도시로 자리잡은 나라들과의 정보경쟁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버블은 언젠가 붕괴되게 마련이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터뜨리는 것이 낫다"며 추가 긴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995~97년 미 클린턴행정부 경제자문위원, 1997~2000년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를 지냈으며 2001년 정보비대칭시장 분석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저서 '세계화와 그 불만'은 세계 35개 언어로 번역돼 100만부 이상 팔렸다. 입력시간 : 2007/11/14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