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 통신장비기업, 인수전치열「액수는 관계없다. 인수만 하면 된다」
세계 광(光)통신장비 기업들의 경쟁업체 인수전이 뜨거운 여름을 더욱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코닝, JDS 유니페이스 등은 최근 경쟁업체 인수시에 매출의 100배 이상을 지불하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앞으로 1~2년내에 수위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 업계판도가 완전히 재편될 것으로 보고 치열한 인수전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재편 가속화=현재 세계적 광통신장비기업은 모두 7개사. 그러나 최근 몇주사이에 2개회사가 경쟁사에 인수되는 등 판도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표참조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미국의 코닝사가 캐나다 노텔 네트웍스의 광통신사업부문은 1,000억달러(약 110조원)에 인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닝측은 올해 10억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이 사업부문 인수를 위해 노텔측에 자사 최대주주 자리까지 내줄 방침이다.
지난 10일에는 캐나다의 JDS 유니페이스가 경쟁업체인 미 SDL사를 41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 첨단기술업체간 인수·합병(M&A) 금액으로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코닝은 SDL 인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막판에 매출액의 90배를 인수금액으로 제시한 JDS에 밀리는 아픔을 겪었다. JDS는 이에 앞서 6월에는 E텍 다이내믹스를 흡수하는 등 지난 5년간 16개 기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급속도로 키워왔다.
여타업체들도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는 광통신부문을 분사해 별도 상장할 방침이라고 20일 발표, M&A전에 본격 뛰어들 것임을 시사했다. 프랑스의 알카텔과 일본의 후지쓰 역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왜 이렇게 달아오르나=광통신분야의 장미빛 사업전망이 관련기업의 주가를 천정부지로 띄워올리면서 이들 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JDS 주가는 지난 1년동안 무려 2,000%가 늘어하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나타냈다. 유리업체에서 광통신업체로 거듭난 150년 전통의 코닝 역시 2년동안 주가가 800%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닷컴기업들이 지난 봄부터 주가폭락의 홍역을 앓고 있지만 이들은 주가붕괴라는 태풍에서 빗겨나 있는 상태다. ★그림참조
전문가들은 광통신장비시장이 올해 90억~100억달러에서 3년뒤에는 23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분야의 수요급증에 따라 초고속통신망 구축에 필수적인 광통신장비를 찾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은 수요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그러나 「승자독점」이란 첨단기술분야 시장 특성상 앞으로 수년내에 절대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60년대 7개였던 대형컴퓨터 생산업체들이 IBM 하나로 추려졌듯이 광통신장비업체들 역시 1위에 오르지 않는 한 생존이 불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합병의 격랑을 헤쳐나가고 있다.
최근 광통신장비산업 재편현황
기업명 재편 내용 발표시기
코닝 노텔사 광통신부문 1,000억달러에 2000. 7
인수 루슨트테크놀로지 광통신부품부문 분사계획 발표 2000. 7
JDS 유니페이스 SDL사 410억달러에 인수 2000. 7
JDS 유니페이스 E텍 다이내믹스 187억달러에 인수 2000. 6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7/25 16:54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