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경업체 D사를 통해 본 주가조작 수법

코스닥 등록기업인 환경업체 D사에서 벌어진 주가조작 사건에는 이런 종류의 범행에 쓰이는 온갖 수법들이 동원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건을 배후 조종한 주범 D사 회장 배모(49ㆍ사전구속영장 신청)씨는 주가조작 전문가로 알려진 김모(36ㆍ미검거ㆍ체포영장 발부)씨에게 회사 인수와 주가조작 계획 수립을 지시했으며 사채업자 등 투자자들, 전현직 증권사 직원들, 은행원 등을동원해 이를 실행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채시장 자금 이용, `무자본' 인수합병 김씨는 일본에 유학한 정보기술(IT)전문가 정모(38)씨에게 접근한 뒤 "회사를 인수하면 경영을 맡기겠다"며 유혹해 정씨 명의로 회사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당시 D사의 실제 소유주로부터 주식을 넘겨받은 뒤 이를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정씨 명의로 돈을 대출받았으며, 계약금 5억원, 중도금 16억원,잔금 26억원을 지불하고 미지급 잔금은 약속어음 공증으로 대체하는 수법으로 실제로는 자금을 전혀 들이지 않았다. ▲`바지사장' 임명 후 경영권 탈취 배씨와 김씨는 작년 7월 회사 인수 후 정씨를 명목상 대표에 앉혀 외견상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되 배씨는 회장을, 김씨는자금담당 상무를 맡아 회사의 실제 경영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배씨 등은 올 2월 중순 투자자들과 짜고 폭력배를 동원, 정씨를 17시간동안 감금해 협박한 뒤 주식 151만주(70억원 상당)에 대한 주식포기각서를 받아내회사를 통째로 삼킨 뒤 후임 대표로 김모(42ㆍ불구속입건)씨를 임명했다. ▲여러 장소에서 주가 조작해 추적 회피 배씨의 지시를 받은 김씨는 작년 6월초부터 주가조작을 실행하면서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통신망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여러 장소에서 주가조작 주문을 내도록 했다. 김씨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등에 오피스텔 2곳을 얻어 놓고 전직 증권사 직원등을 동원해 저가매집과 허수주문 등을 내도록 하는 한편 현직 증권사 직원등과 공모해 일선 영업점 단말기를 이용한 주가조작도 실행토록 했다. ▲차명계좌 이용, 완만한 시세조작 배씨와 김씨 등은 투자자들과 짜고 차명계좌 19개를 확보한 뒤 이를 이용해 작년 6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매집을 진행, 점차 꾸준하게 주가가 오르도록 해 일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가 패턴을 조작했다. ▲회사 횡령 자금 세탁해 주가조작에 사용 배씨와 김씨 등은 작년 9월부터 회사 법인계좌에서 37억3천만원을 빼낸 뒤 이번 사건의 자금 총책인 생명기술(BT)업체N사 회장 김모(49ㆍ미검ㆍ체포영장 발부)씨가 확보한 차명계좌 등을 통해 자금을 세탁한 뒤 주가조작에 사용했다. ▲허위매수, 고가매수 이들 일당은 체결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허위매수' 주문을 내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고가 매수주문을 내고 최저 매도수량을 모두 매수하는 `고가매수' 수법으로 주가를 직접적으로 상승시켰다. 주가조작 거래일 91일 중 이들이 최고가 주문을 낸 날이 27일이었고 조작계좌간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나 이를 모르는 선의의 투자자들은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증권사 직원 가담 배씨, 김씨 일당은 전직 증권사 직원 천모(39ㆍ구속영장 신청)씨 등을 고용해 오피스텔에서 주가조작을 실행토록 하는 한편 증권사 현직 직원들을 동원해 차명계좌를 관리토록 했다. 모 증권사 과장인 유모(44ㆍ구속영장 신청)씨는 주가조작에 사용되는 계좌를 관리해 준 대가로 2천만원을 받았으며 모 은행 직원 이모(39ㆍ불구속입건)씨는 계좌위탁으로 6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허위공시 배씨 일당은 올 1월 하순 D사가 개인휴대단말기(PDA) 수입판매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를 낸 데 이어 2월 하순에는 항암 신약을 개발한 BT업체 N사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시를 냈다. 당초 5천원 안팎이던 D사 주가는 1월 공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2월 중순 2만4천950원에 이르렀다가 급락했으나 배씨 일당은 2월 공시 이후 잠시 급락세가주춤하는 틈을 타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D사 자금담당 상무이던 김씨는 감사 박모(46ㆍ구속영장 신청)씨와 짜고 회사 자금으로 1월에 공시된 PDA 사업 관련 수입대금 28억원을 지불토록 했으나 이 물건은 실제로 수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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