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강지민, 女帝 꺾고 생애 첫승 '홀인원'

한국낭자군단 7개월여만에 V 해갈…이미나·소렌스탐 2위…한희원 4위

강지민, 女帝 꺾고 생애 첫승 '홀인원' 한국낭자군단 7개월여만에 V 해갈…이미나·소렌스탐 2위…한희원 4위 박민영 기자 mypark@sed.co.kr 굳게 닫혀 있던 ‘우승 문’이 마침내 열렸다. 올 들어 11번째 대회,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3년차 강지민(25ㆍCJ)이 코닝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에서 환상적인 홀인원을 발판으로 한국선수의 미국 LPGA투어 시즌 첫 승과 함께 생애 첫 우승을 수확하는 감격을 누렸다. 2002년 한국여자프로골프 4관왕 출신 이미나(24)는 첫 승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해 희비가 엇갈렸지만 공동준우승으로 데뷔 첫해 최고의 성적을 내며 활약을 예고했다. 강지민은 30일 미국 뉴욕주 코닝CC(파72ㆍ6,06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홀인원과 함께 버디 6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 2003년 투어에 데뷔한 강지민은 올 시즌 10번째이자 통산 30번째 출전 만에 첫 승을 신고, 역대 11번째로 LPGA 한국인 챔피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상금은 16만5,000달러. 이날 강지민의 우승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챔피언조의 한희원(27ㆍ휠라코링)과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린 이셰르(프랑스)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3타차 4위로 출발한 강지민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는 등 선전을 펼쳐 이미나와 함께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미나가 11~14번홀 4연속 버디를 잡아낸 반면 강지민은 14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2m에 붙이고도 어이없이 보기를 범해 위기를 맞았다. 행운이 찾아온 것은 바로 다음인 15번홀(파3ㆍ125야드). 이미나가 티샷을 핀 2m 안쪽에 붙일 때까지만 해도 승부의 추는 이미나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피니시를 낮게 한 강지민의 9번 아이언 샷이 그린에 맞고 2차례 튀긴 뒤 홀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홀 버디를 놓친 이미나와 공동선두를 이룬 강지민은 16번과 17번홀(이상 파4)에서 이미나와 버디를 교환한 뒤 18번홀(파4)에서 파를 지켜내 이미나를 제쳤다. ‘루키’ 이미나는 17번홀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투혼을 발휘했으나 마지막 홀 티샷을 나무 아래로 보내며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5타를 줄인 이미나는 합계 13언더파로 소렌스탐과 함께 공동2위를 차지, 데뷔 첫 ‘톱10’ 입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선수끼리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진 것은 통산 8번째다. 한희원은 전날 10언더파를 몰아쳤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타도 줄이지 못해 공동4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감기에 시달린 소렌스탐은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대회 2연패와 2연승, 시즌 5승 달성에 실패했다. "세리언니에게도 힘이 됐으면"-강지민 인터뷰 2차례나 2부투어를 거친 끝에 30일 LPGA 정규투어 첫 승을 거둔 강지민은 "그 동안 마음 고생을 털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승부의 고비가 됐던 15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티잉그라운드에서 깡충깡충 뛰며 기뻐했던 그는 "14번홀에서 말도 안 되는 보기를 했지만 내 자신에게 '아직 4개 홀이나 남아 있으니까 괜찮다'고 주문을 걸었다"면서 "나쁜 기억을 털어냈기 때문에 홀인원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미나의 샷이 조금 짧길래 9번 아이언으로 친 것이 그대로 들어갔다"고 당시를 설명한 그는 "지금까지 4번의 홀인원을 했지만 LPGA투어에서는 처음이고 또 우승이 걸린 것이어서 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마친 뒤 곧장 다음 대회 장소인 뉴저지주로 이동한 강지민은 "올해 한두 번 더 우승하고 싶고 이번을 계기로 한국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뒤 같은 후원사인 CJ 소속 박세리(28)에게도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지민은 누구인가. 80년생 만 25살의 강지민은 항상 명랑하고 쾌활하다. 좀 친한 사람을 만나면 한국말이든 영어든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낙천적이며 기독교인 신앙에서 힘을 찾기도 하다. 말끝마다 스폰서에게 감사한다고 해 '프로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에서 골프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강지민은 고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유학파다. 13세이던 지난 93년 1월 아버지 강주복씨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아 1년 만에 75타를 쳤고 94년 한국주니어 골프선수권 중등부 우승을 했으며 이듬해는 서울 시장배 골프선수권 고등부를 제패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세화여고에 진학했다가 미국으로 가 시애틀의 킹스고교를 졸업하고 애리조나 주립대에 진학했다. 2001년까지 미국 아마추어 대회 7승을 거둔 강지민은 대학 2학년 때 휴학한 뒤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전향 후는 굴곡이 있었다. 2002년 2부 투어에서 1승을 올렸지만 정규 투어 카드를 얻지 못했고 퀄리파잉 스쿨에서도 1타차로 정규투어 풀 시드를 놓쳤다. 2003년 조건부 시드로 정규 투어에 진출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결국 지난해 다시 2부 투어로 돌아갔던 강지민은 2승을 올리며 상금왕이 돼 2005 정규 투어 카드를 받았다. 올해 9개 대회에 출전했으며 그 동안은 미켈롭 울트라 오픈 19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170㎝, 60㎏의 당당한 체구로 특별히 약한 점이 없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아직 노련하지 못하다는 것이 스스로 평가하는 단점. 어머니 박은혜씨와 투어를 하며 늘 긍정적이고 배짱이 두둑한 것이 강점이다. /김진영 기자 입력시간 : 2005/05/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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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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