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치권 정책기능 실종

정치권에 정책기능이 실종되었다는 비판이 일고있다. 미국과 이라크 전쟁 장기화조짐과 북한 핵 문제, 카드채 문제 등으로 경제와 민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당과 국회 등 정치권이 정책대응과 개발에 손을 놓고 있다.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물가는 2월대비 1.2% 올라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아래 물가상승이라는 스태그 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매도물량이 갈수록 늘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내년 총선, 정치개혁 및 정계개편, 4ㆍ24 재보선, 파병문제 등에 묻혀 경제와 민생문제를 관심권 밖에 두고 있다. 여야 정당의 정책위는 지난해 대선 이후 조직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라크전 발발 후 10여일이 지났지만 재정경제위 등 경제분야 국회 상임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경제나 민생문제보다 내년 총선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지역구에 내려가 총선을 준비하면서 독자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과거와 달리 당정분리와 상향식 총선공천, 돈 안 드는 선거문화 정착 등으로 내년 총선 때 당으로부터 조직ㆍ자금ㆍ인력 등 어떤 지원도 기대할 수 없고 후보공천과 당선을 보장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은 지난달 13일 정부와 함께 하는 여야정 민생경제협의회를 열고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이후 구체적인 여야간 또는 정부와의 후속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출범후 정당의 정책개발을 주도해야 할 정책위는 선거후의 무기력한 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의 경우 정부에서 파견된 수석 전문위원들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아 이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의 당정 정책조율 창구도 복원됐으나 형식적인 수준으로 흐르고 있고 각종 이슈에 대해 여당내에서도 신ㆍ구주류 의원들간 마찰을 빚어 효율적인 정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나라당 정책위도 대선 패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정책개발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경제분야 담당인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수리되지 않아 어정쩡한 입장에 놓여 있다. 국회도 3월 임시국회를 열었으나 파병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로 끝났다. 본회의에서 법안다운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상임위도 형식적인 법안검토 또는 현안보고에 그쳤다. 4월 임시국회가 2일부터 개회되지만 파병문제, 특검법 협상 등 정치현안이 산적, 경제와 민생 챙기기는 뒷전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국민은 정치적으로 예민해 특정사안에 의견이 많아지면 굉장히 불안해 한다”며 “정치권이 파병안이나 특검 법안 등 정치현안에 대한 논란을 신속히 종결하고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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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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