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이닉스 채권단 어떤 결정 내릴까

신규자금ㆍ출자전환등 고강도 지원 가능성도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정상화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채권은행 대표자회의가 3일로 연기됨에 따라 채권단이 과연 어떤 '최종 선택'을 내릴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은행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단 '포기하긴 너무 늦었다'는 것이 대세. 대표자회의 연기도 하이닉스의 현황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통해 자율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규자금 지원이나 출자전환 방식의 변경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살릴려면 확실히 살려야 한다"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31일 "확실히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신규지원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인호 신한은행장도 이날 "진정으로 회생할 수 있는 지를 판단하는 일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도 "확실한 회생방안이 나와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위성복 조흥은행장은 "지원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지원이 포함된 방안이 새로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는 단순한 채무재조정 방안만으로는 하이닉스의 회생을 장담할 수 없으며, 보다 '고강도'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회사 전망에 대한 확신도 없이 질질 끌려가면서 수차례 지원을 반복했던 그동안의 실패경험을 답습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기 강하게 담겨 있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임원은 이에 대해 "'도(법정관리)' 아니면 '모(확실한 회생)'를 택하는 방식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이연수 부행장 역시 "생존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채권기관들에게 보다 명확한 설명을 해 준 뒤 '예스'인지 '노'인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회복이 가장 큰 관건 그렇다고 하이닉스의 회생책 마련이 그리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문제는 반도체가격"이라며 "D램가격이 계속 바닥을 기거나 더 악화되면 아무리 지원을 해봤자 밑빠진 독에 물붓기 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임원도 "신규자금도 반도체가격의 회복 과정에서 기술개발투자자금 등의 용도로 지원될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전망이 어두운 상태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의 지원자체가 신뢰를 잃은 것"이라며 "수없이 사업전망이 바뀌고 지원내용이 변경되어 왔기 때문에 솔직히 이번 지원방안도 미덥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해외현지법인에 수출했다가 회수가 불가능해진 수출환어음(D/A) 8억달러 가량을 대출로 전환해 출자전환 하자고 하는데, 실제 부실여부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없으면 나중에 말썽이 일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무재조정 방안 큰 틀은 바뀌지 않을 듯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정됐던 지난달 31일 회의를 앞두고 채권은행들과 사전조율을 한 결과 대부분 찬성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일 이번 회의 안건에 신규자금 지원을 상정하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반도체경기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로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거는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채권단은 이와 관련 유통물량 증가로 주가에 부담이 되는 유상증자 방식 대신 1조원의 CB를 추가로 인수하는 등 출자전환 방법을 변경하는 방안과 기존 여신의 금리감면 폭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있다. ■ 하이닉스 금융지원 현황 2000.12 신디케이티드론 8,000억(씨티ㆍ9개 국내은행 참여) 2001. 1 수출환어음(D/A) 6억달러 증액 2001. 3 D/A등 한도성여신 연말까지 사용보장 대출등 일반성여신 만기 1년 연장 2001.5 국내은행 전환사채(CB) 1조원 인수 투신권 회사채 6,800억원 인수 및 여신 만기연장 2001.1~7 신속인수제도에 의한 회사채 인수 1조3,000억원 2001.8~ 출자전환 3조원 포함 6조원대 채무재조정 추진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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