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처우개선 서둘러 '공직'비전 심어줘야

처우개선 서둘러 '공직'비전 심어줘야 [무기력한 공직사회 이대론 안된다]<하>해결방안 "정부를 가장 좋은 일터로 만들어라(Make the government a great place to work)" 미 행정부가 지난 연말 의회에 보고한 '2000년 정부 공직자 조사' 의 결론이다. 지난 98년부터 실시된 이 조사에서 나타난 미 공직사회의 변화는 최근 우리 공무원 사회 변화 분위기와 비슷하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 연방직 공무원의 절반이상이 앞으로 5년이내에 퇴직하거나 조기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민간기업과 정부간의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전쟁(the war for talent)과정에서 공직을 찾는 젊은 인재들의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경력 관리나 안정성 등을 이유로 공직을 선호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미국정부도 지난 93년 부통령 직속의 정부재창조위원회(NPRㆍNational Partnership for Reinventing Government)를 만들고 공직 개혁을 추진중이다. NPR은 이 같은 '탈 공직현상'의 원인을 단순한 보수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보수보다는 딱딱한 관료조직과 권위주의 등으로 공직을 다른 직업과 차별화할수 있는 매력이 없어졌고 이 결과 공직기피현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론은 우리 공직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업공무원제도가 정착된 미국사회에서도 공직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정치논리에 휘둘려 온 우리 공직사회의 무기력증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한차원 높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공무원이 공직에 대한 매력과 만족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위기의 공직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처우개선이나 후생복지 등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야 하고 나아가서는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능력개발을 통해 공직수행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줘야 한다. 공무원들의 보수는 지난 99년을 기준으로 민간기업의 87% 에 불과했으며 공무원 4명중 3명이 주 3일 이상 초과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공무원들의 직업만족도는 민간기업(71.2%)보다 크게 낮은 58.5%에 머물고 있다. 다시 공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5.2%에 불과했다. 인사제도를 혁신해야 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사의 공정성을 높이고 하위직 공무원의 승진기회와 우수 공무원의 특별승진을 확대하면서 인사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민간기업도 사기진작이나 조직 분위기 혁신을 위해 인사제도를 혁신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와 같이 칸막이, 연공서열, 고시제도 등으로 막혀 있는 인사제도로는 공무원들에게 진정한 비전을 심어주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하는 방식도 뜯어고쳐야 한다. 우선 '공무원 방식'이라고 비난받고 있는 건수위주 일처리 방식을 성과주의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성과를 낸 공무원이나 기관은 성과급 등으로 보상하고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드는 보고방식과 적발위주의 감사제도를 바꿔야 한다. 또 정치외풍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진정한 직업공무원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 같은 공직사회에 개혁에 대한 해법은 이미 나와 있다. 다만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 여부는 개혁 대상이기도 한 공무원들 스스로가 얼마나 변할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공직사회는 국가발전의 중추적인 조직이다. 공무원이 공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공직사회를 이탈하게 되면 결국은 국가기강자체가 흔들릴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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