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NIV OF CALIFORNIA AT BERKELEY)와 에너지성(U.S. DEPT. OF ENERGY)의 공동연구팀은 학술지 「식물생리학(PLANT PHYSIOLOGY)」 1월호에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수소 생성을 유도, 조류를 석유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캘리포니아대 미생물학 교수인 타시오스 멜리스(TASIOS MELIS)가 주도한 이번 연구성과를 계기로 값싸고 오염물질 방출이 적은 새로운 연료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류가 대사과정에서 소량의 수소 기체를 생성한다는 사실은 이미 수십년 동안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조류의 특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데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수소 생성에 관여하는 수소화 효소(HYDROGENASE)가 무(無)산소 조건에서만 기능하기 때문이다.
광합성이 가능한 모든 녹색 식물은 빛이 있는 조건 아래서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를 소비해 세포조직을 생성하며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산소를 만들어 낸다.
물론 조류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수소화 효소는 산소가 존재하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광합성 과정에서는 별다른 작용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암반응 조건에서만 수소 기체가 생성될 수 있어서 식물로부터 생성되는 수소 기체의 양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조류에게 영양소 스트레스(NUTRIENT STRESS)라는 조작을 가했다. 일단 정상적인 조건에서 조류를 키운 다음, 영양소 가운데 하나인 황(SULFUR)의 공급을 차단한 것이다. 황은 정상적인 광합성이 마무리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로 이 원소가 없으면 조류는 산소 방출을 중단하고 생산한 에너지를 탄수화물(CARBOHYDRATE)과 단백질,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 작용을 멈추게 된다.
그 대신에 조류 세포는 정상적인 대사 과정을 대신할 다른 대사 방법을 선택해 산소가 없는 혐기 조건에서 에너지 저장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수소화 효소가 활성화, 물로부터 수소 기체를 분리해 이를 부산물로 방출하게 된다.결국 황 성분의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보다 많은 수소 기체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류에게 영양소 스트레스를 며칠 동안 계속해서 가하면 결국 조류가 죽게 된다. 그러나 죽기 전에 빛과 황 성분을 다시 공급하면 정상적인 대사과정으로 되돌아가 다시 살아나게 되고 결국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수소기체를 계속해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다른 연료 물질에 비해 오염 걱정이 적은 이유는 수소 자체가 물 분자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만 했다.
박민수기자MINS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