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호타루

전쟁서 남겨진 두 부부 과거청산일본 가고시마의 조용한 어촌마을. 야마오카(다카쿠라 켄)는 수십년간 원양 고기잡이로 명성을 떨쳐온 어부다. 그에게는 아내 도모코(다나카 유코)와 그녀의 이름을 딴 어선 '도모마루'가 인생의 전부다. 그러나 도모코에게 신장병이 생기자 야마오카는 간병을 위해 인근해 양식업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이들의 일상에 천황의 서거에 뒤이어 옛친구 후지에(이가와 히사시)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야마오카 부부는 가슴속에 묻어왔던 과거를 회상한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1945년 당시 특공대원이었던 야마오카와 동료 후지에는 마지막 출격을 눈앞에 둔 가네야마 소위의 유언을 듣게 된다. 조선인 출신인 그의 이름은 김선재. 그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의 가족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약혼녀에게 닿을 수 없는 이별을 고한 채 폭탄을 안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야마오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실의에 빠진 가네야마의 약혼녀, 도모코와 대면한다. '호타루'는 다카쿠라 켄과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기무라 다이사쿠 촬영감독이 네번째로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전작인 '철도원'에서 '호타루'에 이르기까지 이들 영화에는 인간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순수하고 고귀한 마음을 일깨워준다. 전쟁으로 인한 깊은 상처와 아픔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묵묵히 살아가는 두 부부. 아내의 죽음을 앞두고 함께 했던 인생여정을 돌아보는 그들이다. 부부는 차마 마주하기 힘든 과거의 상처와 대면하게 된다. 영화는 태평양 전쟁 전후의 어려운 세월을 더불어 살아온 두 부부의 숨겨진 사연을 풀어놓는다. 전쟁의 상흔과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감과 죄책감, 그리고 그 아픈 과정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절제된 화면으로 진지하게 그려간다. 11일 개봉.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