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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정보·시간 실시간 제공, 기본 업무 우편 서비스 강화
전국 최대 네트워크 강점 활용
알뜰폰·핀테크·EMS 등 신사업 성공 가능성 무궁무진
독자 간편결제 시스템 마련… 우체국 쇼핑 활성화도 기대
"소포의 '포스트 투 도어(Post-0to-Door)'에서 '도어 투 도어(Door-to-Door)'로 확대된 것이 택배죠. 그런 점에서 택배는 우체국이 원조입니다. 앞으로 조직과 사업 체질을 개선해 우편·금융·물류 통신 서비스의 질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연 매출 10조원, 전국 3,500개 우체국, 4만 2,000명의 직원을 둬 정부에서 가장 큰 조직을 갖고 있는 우정사업본부. 지난 8월 2년 임기의 본부 사령탑에 오른 김기덕(57·사진) 우정사업본부장은 최근 서울 종로 서울지방우정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본부는 민간과의 경쟁 사업도 함께 수행하기 때문에 다른 어떤 공공기관보다 사업적 마인드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행시 29회로 28년 동안 우정사업본부에서만 공직생활을 한 대표적인 우정맨인 김 본부장은 4년간 적자에 허덕인 본부의 경영난 타개를 임기 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물론 지금까지의 경영난은 우편물 감소와 물류시장의 경쟁 격화 그리고 저성장·저금리 지속 등 대내외 여건 악화가 원인이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신사업을 내세우면 이런 환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소신이다.
김 본부장은 "기본 업무인 우편사업은 대표적 ICT 서비스인 '우편물류통합시스템(POSTNET)'을 통해 실시간 배달 정보와 배달 예정 시간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택배와 국제우편(EMS)의 경쟁사업 부문은 시장 원리에 맞게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비경쟁사업은 공공성 중심으로 국민 편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의 조직 체질 개선과 사업 구조조정 계획은 전국 최대 네트워크를 우본이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김 본부장은 "우체국의 네트워크는 대도시와 중소도시는 물론 읍면 단위 지역에까지 미친다"며 "일반은행과 농협의 읍면 지역 점포수 비율이 각각 3.2%와 16.9%인 반면 우체국은 56.3%에 이른다"고 말했다. 결국 기본적인 우편 물류 사업에서 택배·금융 그리고 알뜰폰으로 대표되는 통신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우체국이 신사업으로 시장에 접근하면 현재 경영난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나아가 다양한 영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사업으로 김 본부장은 알뜰폰, 핀테크(금융·기술), 국제특송(EMS)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사업 시작 2년째인 알뜰폰은 올해 30만명을 넘기는 게 목표"라며 "6개의 알뜰폰 사업자 수를 올해 내에 10개로 늘리고 유심칩을 우체국에서 배부해 당일 개통이 가능토록 하는 등 서비스 분야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우본에 따르면 알뜰폰은 9월 기준으로 우체국에서 27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2년간 가계통신비 800억원 이상을 절감의 성과를 거뒀다. 김 본부장은 또 "국제특송 수수료는 우체국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실시간 배송정보 제공 서비스 등으로 업계 1위를 굳힐 것"이라며 "독자적인 간편결제 시스템도 마련해 시장을 넓히고 연 매출 1,000억원 안팎의 우체국 쇼핑 거래 활성화로 사업을 연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김 본부장은 막강한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도 정부와 함께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