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벤처가 뛴다] <19> 유빈 더수자타헤나 대표

"헤나 가격 파괴… 미용업계 샤오미 될 것"

미용실 업계 샤오미 더수자타헤나 유빈 대표
유빈(왼쪽) 더수자타헤나 대표와 유신 상무가 16일 서울 자양동 본사에서 헤나 제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백주연기자

명동이나 강남 등 번화가와 여자대학교 주변에는 유독 미용실이 많다.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데도 다양한 지역에서 손님들이 몰려든다. 유빈 더수자타헤나 대표는 사람들이 가까운 동네 미용실을 찾지 않고 시내로 나오는 심리가 뭔지 고민했다. 헤나 사업을 시작하면서 유 대표는 답을 얻었다. 동네 미용실이 가격에 비해 서비스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자양동 더수자타헤나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유 대표는 "집 근처 미용실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더수자타헤나의 헤나 제품을 사용하는 가맹점 미용실 '수자타 헤어'는 유 대표의 말대로 염색비용이 저렴하다. 미용실 점포도 대로변이 아닌 동네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 그의 사업 비전을 실감케 한다. 그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원료 공급부터 제조, 판매의 모든 과정을 일원화한 덕이다. 더수자타헤나는 인도에서 재배되는 식물 '헤나'를 가루로 만들어 미용실에 공급한다. 헤나 가루는 천연 염색과 헤어 트리트먼트에 사용된다. 살균과 염색 효과로 유명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미용실에서도 헤나 제품을 서비스해왔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인도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된 뒤 중간 도매상을 거쳐 미용실로 들어가는 방식이라 원가가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헤나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하면서 복잡한 유통 구조에서 생기는 가격 거품을 줄일 수 있었다"며 "우리 회사에서는 헤나 가루 100g을 8,800원에 판매하는데 이는 시중 헤나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구조 일원화 뿐만 아니라 생산지 관리가 가능한 것도 더수자타헤나의 경쟁력이다. 헤나의 상태를 인도 현지 농장에서부터 직접 확인하고 관리하는 국내 업체는 많지 않다. 헤나가 주로 재배되는 인도 라자스탄 지역은 뭄바이에서도 2박 3일이나 더 걸리는 탓에 한국인이 찾아가기에 어렵다. 이 점이 유 대표에겐 득이다. 그는 인도 뭄바이 대학교를 졸업해 인도 지리를 잘 안다. 더욱이 라자스탄 지역은 그의 처가다. 5대째 헤나를 키우는 처가의 농장에서 헤나를 공수해 온다. 브랜드 이름인 '더수자타'도 아내의 이름 '수자타'에서 따왔다.

지난 4월 말에 서울 자양동에 1호점을 낸 '수자타 헤어'는 현재 매장이 10개로 늘어났다. 경기도 수원과 경남 창원, 부산에도 매장이 생겼다. 처음에는 제품을 공급하고 '더수자타헤나' 취급점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문에 붙이게 한다. '수자타 헤어'로 간판을 바꾸면 헤나를 더 싸게 공급한다. 새 간판이나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스러워하는 가맹점엔 직접 비용을 댄다. 다만 염색비용은 엄격히 제한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받지 못하게 한다. '수자타 헤어'의 어느 지점을 가도 가격 차이가 없는 이유다. 유 대표는 "인테리어 비용을 보조해주는 이유는 우리 제품의 이름을 내걸고 그 미용실이 상생하는걸 바란다는 뜻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더수자타헤나'의 매출은 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논의 중인 업체들을 포함해 내년엔 가맹점도 100개까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에 다니던 유 대표의 형 유신 상무도 올해 사업에 합세했다. 미용실의 가격 생태계를 변화시키자는 유 대표의 생각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사업이 확장되면 유 대표는 인도에 상주하며 원료의 생산과 수출을 유 상무는 한국에서 유통과 마케팅을 맡을 예정이다. 유 대표는 "미용실 업계의 샤오미가 돼 가격을 낮출 것"이라며 "동네 미용실의 가격 대비 서비스가 좋아지면 고객은 접근성이 편해지니 서로 윈윈(win-win)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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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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