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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고 만들던 기술자 70% 근무, 경차 생산 노하우·품질 자신
한국GM 수출 물량 33% 차지… 북미 이어 중동시장 본격 진출
내년 사무직 감원설에 "스파크 판매 확대로 위기 극복" 다짐
지난달 15일 경남 창원 마산 가포신항. 항구에 들어서자 정박한 길이 245m, 높이 50m의 거대한 화물선 안으로 몸집이 작은 형형색색의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가 선적되고 있었다. 작업자 20명은 야적장에서 직접 차를 몰고 배 안으로 이동해 주먹 하나 크기도 안 되는 공간만 남긴 채 빼곡히 차를 주차했다. 이날 배에 실린 1,000대 물량은 35일 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도착한다.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신형 스파크'는 국내 경차(輕車) 모델 중 유일하게 북미지역으로 수출된다. 이달 북미시장 판매를 위해 선적되는 물량만도 5,000여대. 올해 말에는 대우자동차 시절 명성을 떨쳤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시장까지 본격 수출을 시작한다. '티코' '마티즈'에 이어 경차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마산 가포신항에서 한국GM의 수출물류를 책임지는 김재억 물류담당 직장(부장급)은 "북미시장에서 더 넥스트 스파크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월 1만2,000대가량 선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형 스파크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한국GM을 살릴 돌파구로 꼽힌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한국GM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 가운데 약 40%(5만2,099대)가 스파크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 중 스파크는 33%가량을 차지한다. 내수시장에서 기아자동차 '모닝'과 출혈경쟁을 벌여온 스파크는 올해 말부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9년 당시 수출국은 24개국이었지만 최근 68개국까지 늘렸다.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GM의 전 세계 공장 중 유일하게 경차를 생산하는 곳이다. 경차 생산에 특화돼 있다 보니 다른 공장에 비해 군더더기 없는 생산라인과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 노하우가 있다. 김형식 창원지역본부장(전무)은 "1990년대 초 일본 스즈키에서 배운 기술로 '티코'를 생산하던 기술자 가운데 70%가 공장에 남아 신형 스파크를 만들어 품질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GM 인도공장에서 '구형 스파크' 생산을 시작하면서 위기감은 한껏 높아지고 있다. 남미 등 경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신흥국가로 수출되는 물량이 전부 인도 공장에서 소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GM이 내년 1월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내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부임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스파크 판매확대를 지시했다.
경쟁사 대비 월등한 품질력을 갖춘 스파크 판매를 확대해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는 의지다. 하충식 창원신차팀 부장은 "동급 최대 안전사양을 적용한 더 넥스트 스파크가 북미 수출을 시작했다는 것은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라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 차원에서 영업사원 충원 등 스파크 판매확대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쓰고 있어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창원=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