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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대 저가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가맹사업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깜깜이 계약'으로 창업을 꿈꾸는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점포 수 확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누락하거나 고가의 인테리어 비용 내역 등을 감추는 등의 꼼수로 예비 창업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저가 생과일쥬스 전문점 '쥬시'는 가맹 사업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었지만 최근에야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정보공개신청 등록을 마쳤다. 순식간에 가맹점이 230개로 늘어날 만큼 무섭게 성장할 동안 쥬시는 총자산·매출액·영업이익 등 재무 상황과 가맹점 변동 건, 본사의 광고·판촉비, 가맹 사업자의 부담금 등의 내용이 담긴 정보공개서를 일절 공정위에 제출하지 않았다.
현행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정보공개서를 원하는 개인 요청에 응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를 등록해 누구나 매출 및 실적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신생 업체의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등록 및 제공 등 가맹사업법이 적용되는 시점은 사업 시작 후 1년 이내에 본사 매출액이 5,000만원 이상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날부터다.
또 가맹점이 5개 이상이면 본사 매출액이 0원이라도 가맹사업법의 적용을 받게 돼 정보공개서를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쥬시는 가맹 5호점을 넘어선 뒤 5개월 이 지나도록 매출, 실적 등을 노출하지 않고 가맹 사업을 무분별하게 전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쥬시 관계자는 "신생 업체라서 준비할 것이 많아 정보공개 등록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저가 커피 전문점 빽다방은 지난달 홈페이지에서 창업 비용 정보를 모두 삭제하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빽다방을 비롯해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 17개 브랜드에서 6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는 전체 브랜드의 창업 비용을 홈페이지에서 전면 삭제하고 내부 사정으로 창업상담은 홈페이지 신청을 통해서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그중 빽다방은 2013년 3개에 불과했지만 2년 새에 330여개로 급증할 정도로 예비 점주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백종원 대표 신드롬과 함께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으로 대표 중저가 커피였던 이디야커피의 대항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빽다방이 부랴부랴 홈페이지에서 창업 비용을 숨긴 이유는 빽다방과 이디야커피의 가맹 비 비교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가맹비, 로열티, 인테리어 등만을 포함한 빽다방의 평당 창업비용은 39㎡(12평) 기준 9,950만원. 이디야커피는 50㎡(15평) 기준 9,925만원이다. 빽다방이 이디야커피 보다 평수는 작지만 평당 비용은 더 비싸다고 꼬집자 관련 내용을 서둘러 삭제했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지난해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저가 커피전문점 'W카페'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가 없다. 홈페이지를 통해 인테리어비 등 창업 정보를 확인할 길이 막혀 일부러 창업설명회를 가거나 전화 상담을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크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김갑용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박리다매형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저가 커피 창업에 뛰어드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아지자 업체들이 물 만난 듯 매장 확장에 혈안이 됐다"며 "아이템의 인기에 편승해 창업하기보다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재정건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