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11·13 파리 테러] IS 석유 판매 성업… 서방 '돈줄' 조일듯

유전8곳서 3만~4만배럴 생산


이번 11·13 파리 테러를 포함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잇따라 테러를 자행할 수 있었던 까닭은 IS가 석유 판매를 통해 든든한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방을 직접 겨냥한 이번 파리 테러로 IS에 대한 '돈줄 죄기' 가능성도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이끄는 국제연합군이 수개월째 IS의 돈줄인 석유 시설을 공습하고 있지만 IS의 석유 판매 사업은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현지 석유 업자들과 유전 기술자들,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 등 수십 명을 인터뷰한 결과 IS의 석유 사업이 순항하고 있으며 국영 석유 기업과 비슷한 조직을 갖추면서 규모와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시리아의 석유 거래업자들과 기술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IS 영역에 있는 유전 여덟 곳가량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하루 평균 3만4,000∼4만배럴이라고 추산했다. IS는 이를 배럴당 20∼45달러에 판매하며 하루 평균 판매 수입은 15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또 이라크 북부 최대 유전지대 키르쿠크와 제2도시 모술을 장악했던 10개월 동안 이 지역에서 생산된 석유로만 4억5,000만달러(약 5,152억원)의 판매 수입을 올렸다고 FT는 전했다. IS가 장악한 유전은 대부분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에 몰려 있다. IS는 전략적 요충지였지만 유전은 거의 없던 북서부 지역에서 철수하는 대신 동부의 유전지대를 교두보로 삼아 시리아 동부 전체는 물론 이라크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이처럼 IS가 석유 판매로 상당한 수입을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리아 경제가 수년째 내전을 겪는 과정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IS와 맞서 싸우는 시리아 반군도 자신들이 장악한 북부 지역의 병원 운영과 중장비 가동에 필요한 석유를 IS로부터 사갈 정도다. 이들 '고객'은 필요한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IS 점령 지역으로 넘어가 길게는 수주일∼한 달까지 기다린다. 대기 차량 행렬이 수 ㎞씩 이어지면 업자들은 아예 차량 옆에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기도 한다고 FT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파리 테러로 서방이 IS에 대한 '돈줄 죄기'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IS 관련자들을 무더기로 제재한 바 있다. 당시 미 재무부는 IS를 위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리비아·예멘·튀니지 등지에서 활동자금 모금이나 가담자 모집에 관여한 15명에 대해 금융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무부가 그 이전까지 단 4명을 제재 대상자로 삼았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로 미 당국 관계자는 제재를 통해 IS 조직원들의 금융 거래를 막고 해외 출국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테러 전날인 12일 CNN을 통해 "IS가 석유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정유시설을 모두 폭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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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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