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래먹거리·사업재편 위한 재계 인사 기대한다

지난주 시작된 대기업 인사에서 오너가(家)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26일의 LG그룹 인사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에 임명됐다. 오너가 직접 자동차부품·에너지·고부가가치 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도 27일 인사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경영 일선에 전진배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정 전무는 해외 협력사업을 책임지고 조선과 해양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의 총괄부문장을 겸직,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면서 수주를 챙길 것이라고 한다. 다음달로 예정된 삼성·현대차·SK그룹의 인사 역시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업재편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이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의 전진배치가 점쳐진다.

이런 움직임은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내수·수출 동반부진에다 중국 및 신흥시장 위축 등 경제 전반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안갯속이다. 무엇보다 한국 제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전과 같은 고속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일본의 견제, 중국의 거센 추격에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나 다름없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제조업 굴기'는 두려울 정도다.

오죽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존 산업정책의 기본 틀을 확 바꿀 것을 정부에 조언했겠는가. 정부 정책에 대한 고민 못지않게 기업 전략도 대전환 없이는 5년 후, 아니 1~2년 뒤의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올해 말 재계 인사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나타난 인사의 초점이 성장 한계 돌파와 미래 신사업 육성에 맞춰진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리더십이 위기극복의 동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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