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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터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매년 630억달러의 수요가 예상되는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안탈리아 레그넘호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선도발언을 통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한 국제사회 공동투자 방안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이 G20 등 다자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인프라 및 사회간접자본(SOC) 공동투자를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개발은행과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중국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간 협력과 공조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해 아시아 지역 개발에 오랜 역할을 해온 ADB, 그리고 AIIB와 함께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국제금융기구 간 연대로 북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면서 남북경협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G20이 종합적 투자전략을 마련한 것은 적절하다"면서 "이에 더해 인프라 수요와 개발 잠재력이 큰 지역에 대한 국가 간 공동투자 협력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미국의 뉴실크로드,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등 국가별로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전략'을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유라시아 내 교통과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 네트워크 간 연계성을 확대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이미 제안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시켜 공동연구와 함께 시범사업도 같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개별 국가들이 마련한 'G20 성장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저성장, 일자리 부족에 대한 우려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구조개혁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성과를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방만한 공공 부문, 경직된 노동시장 등 구조적인 문제로 성장잠재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어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탈리아=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