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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정회원이 된 최혜정(24)은 6번째 도전 만에 올 시즌 1부 투어인 KLPGA 투어에 입성했다. 2·3부 투어를 뛰면서 2009년부터 매년 시드순위전에 출전, 1부 투어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2011년에는 발목 수술로 쉬는 시간이 더 길었다. 1년 전 6번째 시드전을 앞두고는 '이번마저 떨어지면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배수진을 치고 나간 시드전에서 최혜정은 60위에 올라 턱걸이로 꿈에 그리던 1부 무대를 밟게 됐다.
최혜정은 지난달만 해도 그토록 어렵게 얻은 조건부 시드를 한 시즌 만에 잃을 위기에 몰려있었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전까지 상금랭킹 하위권으로 밀려 다시 시드전을 치러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출전권이 없던 서울경제 대회에 추천선수 자격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고 공동 26위에 오르면서 1부 투어 잔류의 불씨를 되살렸다. 다음 대회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한 최혜정은 상금 52위로 내년 투어카드 유지를 확정했다.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이 열린 15일. 최후의 챔피언은 '5전6기' 주인공 최혜정이었다. 최혜정은 이날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6,619야드)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17언더파로 데뷔 첫 승(상금 1억4,000만원)을 거뒀다. 우승 자격으로 앞으로 2년간 시드를 보장받은 게 가장 값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혜정은 수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듯 상금 2위 박성현(22·넵스)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승부처는 17번홀(파3)이었다. 1타 차의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최혜정은 이 홀 티샷을 2m 안쪽에 붙였고 왼쪽으로 휘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2타 차로 달아난 최혜정은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바로 앞에 붙여 우승을 결정지었다. 경기 후 그는 "마지막 홀 버디를 남기고 이거 넣으면 몇 언더파냐고 캐디에게 물어볼 정도로 경기에만 몰두해있었다"며 "우승했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아 지금도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한편 왼 어깨 통증을 안고 출전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상금(약 9억1,300만원), 다승(5승), 평균타수(70.56타) 1위에 이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대상(MVP)까지 확정했다. 신인왕은 톱10에 4차례 든 박지영(19·하이원리조트)이 차지했다.
/용인=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