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공정성장론과 국가개혁-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공정경제·공정사회는 공정한 운동경기와 같다. 예를 들어 공정한 100m 경주가 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출발선상에서 동시에 출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경기 중에 반칙으로 상대선수를 뒤에서 잡거나 큰 덩치로 밀치면 심판이 즉시 퇴장시키고 벌을 줘야 한다. 실력만으로 경기가 이뤄지도록 해줘야 한다. 셋째, 결과가 나왔을 때, 1등만 상주는 것이 아니라 상을 골고루 배분해주고 실력이 있는데 도중에 넘어진 선수가 있다면 다음 경기에 다시 출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필자의 공정성장론의 핵심요지는 '공정한 제도하에서 혁신 성장이 가능하고 공정한 분배를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을 하면서 현장에서 피부로 체감한 것이며 우리 경제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공정한 제도와 환경을 통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이 실력만으로 대기업이 될 수 있는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 즉 개인과 기업 모두 개천에서 용이 나게 만드는 것이 성장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필자는 공정성장을 위한 제도개혁의 일환으로 우선 공정 3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투명성과 권한 강화를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창업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패자부활을 위한 국세기본법 등이다. 그러나 변화를 가져오려면 제도개혁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을 제대로 운용해야 하고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가 함께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제도만 만들고 그것을 제대로 운용하지 않고 지도자도 결과를 챙기지 않다 보니까 계속 약속만 하게 되거나 법과 제도는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기업인이나 서민의 삶에 와 닿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정성장은 한국의 사회 개혁을 관통하는 핵심가치이다. 그동안 우리는 공정한 사회를 줄기차게 외치고 정치권은 이를 약속해왔지만 경제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믿는 국민은 많지 않다. 공정성장론의 추진기반은 정의·투명·혁신이다. 경제가 공정해지면 기득권, 반칙과 특권이 없어져서 신뢰사회 조성과 국민통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유전무죄, 유권무죄라는 사회를 향한 냉소도 없애고 스펙사회가 아닌 실력사회를 만들 수 있기에 공정성장은 공정사회와 국가개혁의 핵심출발점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정치와 정당혁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