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절대강자인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비메모리반도체의 역사를 다시 썼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고성능 통합 반도체 칩을 자체 개발해 공개했는데 현재 전 세계에서 퀄컴만 만드는 고급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삼성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비메모리도 '1등'으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도전과 메모리 시장의 공급과잉을 돌파할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삼성전자는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통합 칩인 '엑시노스8 옥타(8890·사진)'를 공개하고 올해 말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시노스8은 스마트폰의 연산처리를 맡은 모바일 AP와 무선통신 기능을 담당한 모뎀 칩을 하나의 반도체로 결합한 '원칩(통합칩)'이다. 엑시노스8은 내년 초 출시할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7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 시리즈에 자체 통합 칩을 쓰는 것은 처음이다. 비메모리의 꽃으로 불리는 통합 칩은 스마트폰 처리속도, 전력·공간효율 같은 전반적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다.
엑시노스8은 핵심 중앙처리장치(CPU) 설계까지 삼성전자가 직접 변경한 '커스텀코어'를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반도체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전 세계 모바일 AP 대부분은 영국 ARM사의 기본 설계를 그대로 사용하는데 엑시노스8은 설계를 독자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커스텀코어를 적용하면 칩의 전력소모는 억제하면서 성능은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을 제외하면 현재 퀄컴과 애플 정도만 커스텀코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코리아의 김수겸 상무는 "엑시노스8이 성능을 인정받아 갤S7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면 퀄컴·인텔을 모두 추월하고 종합 반도체 1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