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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명성이 높은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가를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개에 비유했다. 산책 나온 개(주가)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결국 주인(경기)이 향하는 곳으로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성장률 둔화 문제는 주식 투자자에게 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으로 5년 동안 6.5%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바오바(保八·성장률 8%는 방어한다는 뜻)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나라에서 6.5%의 성장률이 언급되고 있으니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성장률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다. 국내 증시의 과거 사례를 봐도 2000년대 중반 평균 성장률이 7%에서 5%로 낮아졌지만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면서 코스피지수는 1,000포인트대에서 2,000포인트대로 올라섰다.
중국의 안정적인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오는 2020년까지 성장률이 평균 6.5%를 밑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을 통해 목표로 제시한 성장률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재정정책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기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소비 중심의 경제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대외변수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성장률의 둔화는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다른 선진국도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성장률 둔화 현상이 발생했다.
성장의 규모(양)를 생각해 보면 2020년까지 중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를 밑도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연 6.3%)를 적용하더라도 중국은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률이 둔화된다는 표현 자체에서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
증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미 위안화가 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됐고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의 신사업에 대한 투자 범위를 넓혀줄 수 있는 '선강퉁(선전·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또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내국인 대우 등의 유인책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을 촉진하고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