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 묵는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으로 박 대통령은 2013년 5월 미국 방문 때에도 이곳에 숙소를 정했다.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1965년 미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블레어 하우스에 묵었으며 우리나라 다른 대통령들도 워싱턴 방문시 이곳을 숙소로 이용한 바 있다.
백악관과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블레어 하우스는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51번지에서 1653번지까지 걸쳐 있는 소박한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를 가리키는 말이다.
본관은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개인주택으로 건립됐으나 1836년에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자문역이자 신문편집인이던 프란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게 팔린 뒤 블레어 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정부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무렵 현안 협의를 위한 외국 귀빈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공식 영빈관을 마련할 필요에 따라 이 건물을 사들였다.
세 차례 확장을 통해 지금은 115개의 방과 23개의 침실, 35개의 욕실이 있으며
바닥 면적만 해도 백악관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웅장함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전후 유럽재건을 위한 ‘마셜 플랜’이 탄생했으며 트루먼 전 대통령은 1950년 블레어 하우스 앞 인도에서 2명의 푸에르토리코인으로부터 암살 위협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과 관련된 주요 국제회담이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1992년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 협정 초안 가운데 보조금 감축 등에 관한 미국과 유럽공동체(EC)의 협상이 이곳에서 타결돼 ‘블레어 하우스 협정’이라고 불렸다./워싱턴=서정명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