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서울경제TV][단독]금감원, 카드업계에 “빅데이터 활용 중단" 지시 논란

"빅데이터산업 창조경제 핵심으로 육성중인데"… 금감원 엇박자

금융감독원이 창조경제 핵심으로 꼽히는 ‘K-ICT’ 9대 전략중 하나인 빅데이터사업에 적극적인 카드업계에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말라”고 제동을 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건전성·영업형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마케팅을 비롯해 각종 결제·인증 서비스, 리스크 관리, 신용평가 등의 금융업 전문에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빅데이터에 내재된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함께 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갈등, 왜곡된 경제활동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당장 4분기부터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고위관계자는 “카드업계가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활성화에 동참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빅데이터 산업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갑자기 타당한 이유를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고객과 카드업계가 윈윈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감원 지시에 카드사들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빅데이터 기반의 CLO(Card Linked Offer)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있는데, 1년여간 투입된 자금과 전문 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더해 현재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조치이기도 해 이를 받아들이기에 곤란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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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드사들은 다양한 결제·인증 서비스와 협업 모델을 비롯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빅데이터 활용 중단 방침은 이종 산업이나 각종 공공기관과의 협력도 차단해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비현실적 조치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 산업간 협력을 기반으로 한 금융 신사업 추진이나 사회 전반의 공공서비스 등이 중단돼 오히려 왜곡된 경제활동을 더욱 유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KT와 손잡고 금융 신사업 추진을 하고 있고, 신한카드는 패션업체 LF와 제휴해 맞춤형 패션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BC카드는 지자체와 협약해 공공서비스 지원을,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자체 개발한 CLO 서비스를 통해 맞춤 서비스 제공으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데 금감원은 이 모두를 중단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빅데이터 산업을 차세대 창조경제 핵심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금감원이 개인정보의 무차별적 활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정책 방향을 권고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보”라며 “금감원이 발생하지도 않은 사태를 예견하며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하고자 빅데이터 활용으로 발생하는 공공의 이익과 산업발전의 긍정적 측면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호·정훈규기자 hhlee@sed.co.kr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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