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했지만 추가 긴축 속도는 점진적이고 느린 '베이비 스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간에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달러 강세 등으로 아직 회복세가 취약한 미 경제도 역풍을 만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금리정책 정상화의 시작을 너무 미룰 경우 추후 경제 과열을 막기 위해 급작스럽게 긴축정책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며 말했다. 뒤집어 말해 나중에 통화긴축을 서둘지 않기 위해 미리 금리를 올려놓겠다는 것으로 12월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그는 또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도달하더라도 기준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정하는 장기적인 정상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수 있다"며 "이번에는 (가팔랐던) 과거 (긴축) 사이클과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옐런 의장은 "중립(neutral) 금리가 천천히 상승하겠지만 실제로 오를지, 얼마나 오를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해 완만하고 신중한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중립금리는 경기가 잠재 성장률보다 위축되거나 과열되지 않고 낮은 실업률과 안정된 인플레이션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미국의 중립 금리는 4% 정도, 물가 상승률을 뺄 경우 2% 수준으로 추산된다. 과거 옐런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중립 금리 수준이 '마이너스'라고 지적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 의장은 미 경제가 너무 취약해 정상적인 시기의 금리를 견딜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새로운 중립금리를 찾기 위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신속한 금리 인상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더욱 점진적이고 유연하게 할 소지가 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