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실적 훈풍에도… 수출주 공매도 여전

"일시적 환율 효과일 뿐… 주가상승 힘들다" 경계심









환율 수혜로 인한 수출주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공매도가 수출주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4분기 수출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금액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5,969억원이었으며 이어 현대차(2,451억원). SK하이닉스(2,227억원), 삼성전자우(1,687억원), 기아차(1,496억원), 한국항공우주(1,384억원), 포스코(1,332억원), 롯데케미칼(1,273억원) 등의 수출주들이 공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수출주에 대한 실적기대감이 높아진 이달 들어서도 8일까지 삼성전자·삼성전기·현대차·기아차·SK하이닉스·삼성전자우·한국항공우주 등의 수출주에 대한 공매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상위 10종목 가운데 수출주로 분류되지 않는 종목은 아모레퍼시픽·호텔신라·네이버 등에 그쳤다.

공매도는 통상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 공매도분을 상환하면서 시세차익을 얻는다. 또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공매도에서 수출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 기업의 향후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출주에 공매도가 집중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실적개선의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3·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수출 기업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놨지만 이 같은 삼성전자의 실적도 환율효과에 기댄 것일 뿐 기업의 추세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 7~8일 이틀 동안에도 삼성전자의 공매도 물량이 1,064억원에 달했다. 실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4·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6조8,045억원에 그치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효과로 실적이 올라도 실제 기업의 성장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공매도가 여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수출주에 대한 공매도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효과를 제거하면 수출기업의 상황이 변한 게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시각"이라며 "공매도 투자자들은 수출주를 매도하고 중소형주를 매수하던 기존의 매매 패턴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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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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