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처럼 게임 콘텐츠를 올려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인 게임 플랫폼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감지된다. 당초 게임을 만들지 않던 기업들이 잇따라 관련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10조원 규모인 게임산업의 판을 키우고 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상품권 발행업체인 컬쳐랜드가 게임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 컬쳐랜드는 오는 9일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내년 1월 플랫폼 서비스(가칭 컬처랜드스토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컬쳐랜드는 국내 게임기업들과 전략 제휴를 구축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컬쳐랜드가 플랫폼을 만들면 제휴 업체들이 개발한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올려 수익을 나눠 갖는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컬쳐랜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 상품권의 이용행태를 보니 연간 5,000억~6,000억원 중 1,200억원 가량이 게임머니로 사용됐다"며 "문화 상품권의 소비 분야중 게임은 높은 수준에 속한다"고 게임 플랫폼 사업 진출의 배경을 소개했다.
비(非) 게임업체중 게임 플랫폼 시장에 먼저 진출한 카카오 역시 해당 플랫폼을 대폭 새단장하며 관련 사업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 특징에 따라서 맞춤형으로 협력사 등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형태로 플랫폼을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게임업체들의 도전에 맞선 기존 게임업체들의 맞대응도 거세다. 컴투스와 게임빌이 지난해 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출시한 데 이어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6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스토브(STOVE)'를 출시한 이후 내년에는 온라인게임 플랫폼을 새로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 모두 자체 게임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게임 회사뿐만 아니라 비(非)게임 회사까지 게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게임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 2015'에 따르면 올해 게임 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에서 유료 아이템을 결제한 경험을 가진 이용자의 비율도 전체 모바일 게임 이용자 가운데 23.4%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역할수행게임(RPG)의 경우 이용자가 유료 아이템을 100만원 가량 결제한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유료 아이템의 결제는 게임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구글의 경우 게임 앱에서 결제된 유료 아이템의 30% 가량을 수수료로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보다는 낮게 수수료(25%)를 부과하는 카카오는 게임 플랫폼에 대한 실적을 올해 말 실적 반등의 요인으로 꼽는 등 게임플랫폼이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수익 구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도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성하려고 하는 것이다.
다만 구글·애플의 앱 장터와의 경쟁에서 개별 플랫폼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명 중 6명이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앱을 다운받는다"면서 "다른 게임 플랫폼으로 전환할 잠재적 고객군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에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데는 카카오톡 가입자 3,800만여 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별 플랫폼별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구글 앱 장터와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에 들어가려면 내부적으로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거치다 보니 중국 개발사나 1인 개발자 등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새로운 플랫폼이 이들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