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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과학이 깃들어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K푸드'입니다.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기능성 죽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겠습니다."
죽 전문점 '죽이야기'를 운영하는 임영서(46·사진) 대호가 대표는 "죽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모든 재료와 두루 어울리는 음식"이라며 "어른부터 영유아까지 아우르는 메뉴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양평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임 대표는 유년시절 지독한 가난과 함께 자랐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 탓에 집에서 학교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걸어 다니기 일쑤였고, 가족을 뒷바라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학업 포기 여부도 고민해야 했다. 어떻게든 내 사업을 일궈서 성공하겠다는 목표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대학을 졸업한 임 대표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창업을 제대로 알려면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일본에 가서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귀국 후에는 프랜차이즈 컨설팅 기업에 근무하며 창업 서적을 집필하고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창업 컨설팅 전문가로 입지를 굳혔다. 임 대표는 "성공적인 창업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창업을 목표로 세웠는데 사람들에게 창업 이야기를 하는 일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10여년 동안 프랜차이즈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한 임 대표는 2003년 죽 전문점 죽이야기를 내놓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주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영화평론가가 영화감독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드문 것처럼 현장과 컨설팅에 두루 성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었다. 1년 먼저 시장에 뛰어든 죽전문점 '본죽'이 성공리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임 대표는 "국내외 창업 시장을 두루 경험하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죽의 경쟁력을 확신했다"며 "메뉴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느라 후발주자가 됐지만 죽이야기 만의 가능성을 믿었다"고 말했다.
'건강'과 '여유'를 모토로 내건 죽이야기는 다양하고 이색적인 메뉴를 앞세워 기존 죽전문점과 다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전복죽은 전복 내장까지 갈아 넣고 육수와 밑반찬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 인기다. 항아리에서 숙성시켜 독특한 풍미를 내는 '항아리커피'도 입소문을 타며 높은 관심을 얻었다. 매장 인테리어 역시 다양한 계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하나둘 창업자들이 몰리면서 죽이야기 매장은 올 들어 400여개로 늘었다. 해외 매장도 중국 32개점을 비롯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 40개로 확대됐다.
임 대표는 내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욱 사활을 걸 계획이다. 죽이야기의 글로벌 화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는 게 임 대표의 판단이다. 장기적으로 죽을 김치, 비빔밥에 이은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알리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임 대표는 "이제 프랜차이즈도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세워야 성공하는 시대"라며 "차별화된 경쟁력과 다양한 메뉴의 기능성 죽으로 세계 무대에 우리 죽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