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 탈퇴 막아달라"… 캐머런, 메르켈에 SOS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막아달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머런 총리가 오는 2017년 EU 회원국 지속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결정이 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영국을 방문 중인 메르켈 총리에게 영국이 EU에 잔류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EU를 상대로 회원국 지위 유지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영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타결되도록 독일이 힘을 써달라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4일에도 BBC에 출연해 "영국이 EU에 가입함으로써 얻는 것이 많다"며 브렉시트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헤지펀드 업계를 중심으로 EU 탈퇴 요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FT는 영국의 대형 헤지펀드사인 크리스핀오데이는 '보트 리브(Vote Leave)'라는 이름의 브렉시트 캠페인을 8일 출범시켰으며 앞으로 EU 회원국 지위에 관한 영국 정부와 EU 간 협상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캠페인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헤지펀드 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EU가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 브렉시트를 주장해왔다.

FT는 헤지펀드가 캐머런 총리가 속한 보수당의 최대 후원자들이라는 점에서 헤지펀드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캐머런 총리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브렉시트 지지자인 마이클 힌츠 CQ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년 동안 보수당에 180만파운드(32억원)를 기부해왔다. FT는 이러한 상황에서 캐머런 총리가 EU를 상대로 헤지펀드들이 요구하는 규제완화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들의 반대 캠페인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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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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