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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양극화… 신기술 기업 '약진' 대어급 '주춤'

아이쓰리·제노포커스 등 성장성·낮은 공모가 매력


공모주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기술을 보유하는 등 성장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비교적 낮은 공모가로 청약을 진행한 코스닥 기업은 1,000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상장 이후 주가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래에셋생명 등 대규모 공모를 진행한 전통업종 기업들에 대해서는 공모 열기도 뜨겁지 않았고 주가도 부진한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40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 중 경쟁률이 1,000대1을 넘긴 곳은 9개 업체로 나타났다. 모두 코스닥시장 상장 업체로 이 중에서도 아이쓰리시스템(1,507대1), 제노포커스(1,207대1), 에이티젠(1,167대1) 등이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기업 중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은 업체가 3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흥행 빈도가 높아진 셈이다.

이들 9개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업의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쓰리시스템의 경우 적외선 영상센서 양산 기술을 확보한 국내 유일한 기업으로 군수·의료·자동차·정보통신(IT) 등 다양한 분야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올해 첫 기술특례 상장 기업인 이름을 올린 제노포커스 역시 국내에 흔치 않은 산업용 효소 제조 업체로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제노포커스와 마찬가지로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에이티젠은 소량의 혈액만으로 48시간 내 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다. 기술특례 상장은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부 검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들 9개 기업의 또 다른 공통점은 높지 않은 공모가다. 실제 아이쓰리시스템(3만6,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8곳은 3만원 이하였다. 이들 업체의 상장 후 주가 흐름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9개 기업 모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0% 이상 오른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했으며 이날 종가 기준으로 봐도 3곳만 소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창민 키움증권 IB사업본부장은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당장 많은 이익이 나는 업체보다 성장성이 큰 업체에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그런 점에서 코스닥 중소형사가 IPO 과정에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와 반대로 공모주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는 기업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혔던 미래에셋생명(40대1)과 LIG넥스원(4.74대1)이 대표적이다. 코넥스시장에서 우량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엑시콘 또한 9.0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가 각각 보험·군수·반도체 등 이미 성장기에 접어든 산업 분야에 속해 있는 탓에 공모주 청약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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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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