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반포동 간의 부촌 경쟁이 서초 반포의 승리로 굳혀지고 있다. 대표 단지 간 대결에서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전통의 부촌 대치'가 '신흥 부촌 반포'를 앞섰으나 최근 들어 전세가 역전된 것. 동별 평균 매매가 역시 반포가 대치를 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5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시세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재건축 제외) 가격 순위에서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퍼스티지'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를 앞질렀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3.3㎡당 4,339만원의 가격으로 1위인 '삼성동 아이파크(3.3㎡당 4,867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보였다. 래미안대치팰리스 2단지(3.3㎡당 4,293만원)와 1단지(4,253만원)는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3개월 전만 해도 대치가 앞서=흥미로운 것은 불과 3개월 전인 9월 중순까지만 해도 상황이 정반대였다. 당시 래미안대치팰리스 2단지는 3.3㎡당 4,323만원으로 삼성동 아이파크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가격이 비쌌다.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가 3.3㎡당 4,257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3.3㎡당 4,250만원을 보였다.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은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가격이 하락을 거듭한 반면 반포래미안퍼스티지의 오름세는 계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9월에 비해 3.3㎡당 가격이 89만원(약 2%) 상승한 반면 래미안대치팰리스는 2단지(30만원 하락)와 1단지(4만원 하락) 모두 하락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기존 가격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인근에서 재건축이 계속 추진되고 있고 반포동의 시장 선호도가 올라간 덕분에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포동 평균 아파트 값도 대치 크게 앞서=단지 간 대결뿐만 아니라 동별 평균가에서도 반포의 약진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반포동 전체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대치동을 크게 앞서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단지의 3.3㎡ 당 평균 가격은 3,934만원으로 대치동(3.3㎡당 3,384만원)보다 16%가량 높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포의 이러한 상승세가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반포는 재건축 사업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데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좋은 입지와 학군 등으로 청약 역시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며 "강남 개포동이나 대치동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주거 여건이 반포를 따라가는 시점까지는 반포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