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의 추가 지원으로 일단 회생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때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를 고려했던 채권단은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 추가로 물어야 할 선수금환급보증(RG) 규모에 부담을 느껴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또다시 신규 지원하기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복수의 금융권 고위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 실사 결과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보고 7,000억원 안팎의 신규 자금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존 저가 수주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운전자금 형태로 대출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영자금 용도의 신규 대출 이외에 유상증자(신규로 주식을 발행해 사는 것)나 출자전환(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 등 근본적 해법은 채권단의 반대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STX는 총선이 실시되는 내년까지는 회생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매년 경영 정상화 여부를 실사를 통해 판정할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이미 4조3,000억원이 투입되고도 1조8,945억원의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 가운데 일부를 유상증자해 메워도 재무개선 효과가 낮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대출에 비해 후순위인 주식을 통한 지원에 반발하고 있고 출자 전환 역시 출혈이 너무 커 채권단이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STX조선해양이 2013년 4월 자율협약(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에 들어간 후 최근까지 4조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수혈 됐다.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에 단기차입금 8,766억원, 오는 2017년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무보증 사모사채) 2,205억원과 장기차입금 2,878억원 등의 금융부채를 지고 있다.
/임세원·김보리기자 w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