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차분해진 美 공화 대선후보 토론회

상호비방 대신 경제정책 검증에 집중

10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제4차 TV토론이 열렸다.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주관하에 위스콘신주 밀워키 극장에서 2시간에 걸쳐 열린 이번 토론은 상호 비방으로 얼룩진 3차 토론과 달리 후보들의 경제 정책 검증에 집중됐다. 참가자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흑인 외과의사 출신 벤 카슨,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 주지사,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 존 카식 오하이오 주지사,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 등 8명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단연 두각을 보인 인물은 존 카식 후보였다. 군소후보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카식 후보는 히스패닉계의 표심을 좌우할 이민 정책에 관련해 선두주자인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우는 소신 발언으로 유권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100만명의 불법 이민자를 뿌리뽑아 추방해야 한다는 트럼프 후보에 대해 카식 후보는 “이민자들을 골라 그들을 국경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존 카식 후보는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했던 젭 부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을 ‘초보자’에 비유하며 현직 주지사로서의 경험을 부각시켰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위한 직업 훈련은 따로 없다”며 “부시와 나는 지난 8년간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로)로부터 전액 장학금 조건으로 입학 제안을 받았다고 자서전에 썼다가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킨 카슨은 “벵가지 사태에 대한 힐러리의 거짓말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변명으로 예봉을 피했다. 실망스런 토론실력으로 중도 낙마설까지 나오는 젭 부시는 토론 중간중간 끼어들어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반면 선두를 달리는 트럼프와 카슨은 이전 토론회보다 차분해진 태도로 토론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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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은 감세, 연방지출 축소, 규제 완화 등에 한목소리를 냈으며 선두주자인 트럼프와 카슨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눈길을 끌었다. 카슨은 “내가 10대때 임금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경제전문매체 ‘더 스트리트’가 토론 종료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30여 명의 응답자 중 41%가 트럼프를 지목했으며, 루비오 후보(19%), 랜드 폴(12%) 등이 뒤를 이었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r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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