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프리카 방문 첫날부터 1조원… 돈보따리 푸는 시진핑

짐바브웨 경제·인프라 전반에 대대적 투자, 영향력 확대 나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공식방문 첫 일정부터 1조원이 넘는 돈 보따리를 풀었다.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는 물론 아프리카에서의 군사·외교적 영향력 확대라는 정치적 의도가 강하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29∼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개막식에 참석한 데 이어 1일(현지시간) 짐바브웨에 도착해 아프리카 2개국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고 관영 중국 CC TV 등이 보도했다.

이날 시 주석의 방문에 로버트 무가베(91) 짐바브웨 대통령은 노구를 이끌고 부통령·외무장관 등과 함께 공항에 나와 환대했다. 시 주석은 수도 하라레에서 열린 무가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기술협력 협정, 기초시설 건설, 산업, 투자·융자, 야생동물 보호 등 총 10건의 협력문건에 서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수출입은행은 짐바브웨의 황게 화력발전소 보수·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중국수전건설이 맡는다. 중국은 이와 함께 짐바브웨의 제약창고와 의사당 건축을 위한 자금 제공, 에너지·항공·통신 분야의 계약도 체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짐바브웨에 투자하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인프라 건설과 금융·농업·광업·제조업·전력·정보통신·교통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짐바브웨에 이어 2일부터 5일까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제이컵 주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총회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적 투자처와 풍부한 자원 확보라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배경에는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국의 정치·군사적 영향력 확대라는 속내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개편하는 데 필요한 지원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정치·외교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인민일보도 시 주석의 아프리카 순방 목적과 관련해 "호혜협력의 실무협력"만이 아닌 "전방위 협력"을 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아프리카 투자 총액을 300억달러(약 35조원)로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투자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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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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