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아웃도어 '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휠라·금강제화 이어 신세계인터 살로몬도 철수

아웃도어 할인 행사
아웃도어 업계가 신상품 반값 할인 등 파격 행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영난에 빠진 중하위권 업체들의 퇴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서 열린 아웃도어 할인행사장. /서울경제DB

시장 포화 상태 지속되며 중하위권 브랜드 퇴출 가속

7위 밀레, 형지 등도 고전

노스페이스·K2·코오롱 등은 디자인 경쟁으로 방향 선회

상위권 중심 시장재편 돌입


휠라코리아와 금강제화에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살로몬까지 아웃도어 시장에서 철수한다. 시장의 포화상태가 지속되면서 업체들의 부담이 한계에 봉착, 중하위권 브랜드의 퇴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널(SI)은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살로몬과의 판권 계약은 2018년까지로 아직 3년이 남았지만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프랑스 본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I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올해까지만 사업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하지만 프랑스 본사와 협의 중이라 대리점 관계 등 아직 내년 계획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SI가 살로몬의 국내 판권을 인수한 것은 2013년으로, 불과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당시 최홍성 대표는 살로몬 압구정 플래그십스토어를 열며 5년 내 톱5 아웃도어 브랜드 도약을 선언했다. 매장 수도 2018년까지 꾸준히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살로몬 전국 매장은 48개에 불과하다.

살로몬을 비롯해 굵직한 아웃도어 업체가 사업을 포기한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9월 휠라코리아가 5년만에 휠라아웃도어 철수를 결정했고, 금강제화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과의 판권 계약연장을 포기했다.

중하위권의 다른 아웃도어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7위권인 밀레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268억원으로 전년대비 45%가량 급감했고, 최근 협력사 대금 수십억원을 떼먹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했다. 밀레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세컨드 브랜드 엠리밋을 내년부터 스포츠브랜드로 리뉴얼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지만, 이미 스포츠업계도 포화상태여서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패션그룹 형지도 실적 악화의 주범인 '노스케이프'와 '와일드로즈'의 아웃도어 비중을 30%대까지 낮췄고, 대신 스포츠·캐주얼 비중을 대폭 늘려 회생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라인 확장과 콘셉트 변경만으로는 등돌린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물산(구 제일모직)의 빈폴아웃도어도 명성에 맞지 않게 여전히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일부를 변경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소비자에게 혼선만 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아웃도어 업계는 상위권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블랙야크·노스페이스·K2·코오롱·네파 등이 디자인 경쟁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아웃도어 업체들이 기존의 기능성 경쟁에서 디자인 경쟁으로 '2차 대전'을 치르면서 불황을 타개할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며 "기능성은 기본으로 누가 더 각광받는 디자인을 내놓느냐가 아웃도어 시장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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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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