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가 국내 채권시장에는 당분간 유리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돌발적인 테러 이슈까지 등장해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우려 속에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가격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가매수를 권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채권금리는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9%포인트 하락한 1.749%, 5년물은 0.040%포인트 떨어진 1.959%, 10년물은 0.049%포인트 내린 2.283%에 거래를 마쳤다. 초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도 전 거래일 대비 0.040%포인트 떨어진 2.425%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돌발적 악재가 단기 채권시장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열흘 가까이 하락했지만 채권시장은 2개월 가까이 강세를 보였었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채권팀장은 "이번 테러가 유럽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한국·중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9·11테러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재료들은 파리 테러 때문에 당분간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채권시장 약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선물 3년물 기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한때 사상 최대인 20만계약까지 늘었지만 지난주 말 기준 7만4,000계약으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국채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며 "금리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 외국인의 국채선물 추가 순매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저가매수를 권하는 분위기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약 30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까지 올랐기 때문에 충분히 투자매력이 있다"며 "장기투자기관을 중심으로 채권비중을 늘릴 만하다"고 말했다.
10년물 역시 3년물과의 금리 차이가 53.4bp로 분할매수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이 진정됐고 국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적절한 타이밍에 채권을 분할매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