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택시 감차 앞두고 개인택시 면허 가격 폭등

수익 증대 기대감… 7000만원서 9000만원 이상으로 ↑

정부 면허 매입비용도 큰 부담… 감차계획 차질 빚을수도

정부의 택시 감차 방침에 따라 서울 개인택시면허 매매가격이 치솟고 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해 초 7,000만원 수준이었던 개인택시 면허가격은 최근 9,000만원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1년도 안되는 기간에 2,000만원이나 오른 것으로, 지난 2000년대 말부터 줄곧 6,000만~7,000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등현상이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택시 감차에 따른 기대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택시 수가 공급과잉상태라고 보고 '택시 총량제'를 도입해 지자체별로 택시 감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내년부터 20년 동안 총 7만 3,000대 택시 중 16%인 1만2,000여대를 감차해야 한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감차가 진행되면 그만큼 택시 수익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택시 면허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감차 가격(보상금)을 염두에 둔 '가격 올리기'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서울시의 택시감차위원회에서 택시 감차 가격을 확정하면 택시 면허 매매가 불가능해지고, 감차 신청을 한 택시는 확정된 감차 가격에 따라 보상금을 받고 개인택시면허를 국가에 넘기게 된다. 따라서 개인택시 업계에서 감차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매매가격을 의도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일부 개인택시 조합에서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와의 협상에서 감차보상금을 1억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인택시면허 매매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감차 계획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감차를 위해 시는 개인택시 면허소지자로부터 면허를 사들여야 하는데 현재 확정된 보상금은 개인택시 대당 1,300만원(국비 390만원, 시비 910만원)에 불과하다. 개인택시 감차가격이 9,000만원으로 확정되면, 감차보상금 1,3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택시업계의 출연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실정을 감안하면 출연금으로의 충당이 쉽지 않아 정부 부담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침과 밤에는 공급이 부족하고 낮에는 공급과잉 상태인데 감차만이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정부의 감차방침에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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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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