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구글-MS 해빙 무드

"특허訴 모두 취하" 전격 합의

실리콘밸리의 두 공룡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진행 중인 상호 특허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두 거대기업의 이번 결정이 무분별한 지적재산권 분쟁이 만연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화해 무드를 조성할지 주목된다.

9월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휴대폰과 와이파이 기술, MS의 게임기 엑스박스와 기타 윈도 제품의 특허와 관련된 법정 다툼을 모두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그동안 미국과 독일 등에서 구글과 MS가 제기했던 총 18건의 특허소송은 모두 철회된다. 두 회사는 또 "우리는 특허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며 "우리 고객들을 위해 미래의 다른 영역에서도 공동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WSJ는 구글과 MS가 다운로드 속도를 높여주는 동영상 압축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과 MS 간 특허전쟁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MS는 당시 모토로라가 엑스박스 시스템의 무선특허와 비디오특허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지적재산권 분쟁은 MS 대 구글로 확대됐다.

블룸버그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벌여온 두 회사의 관계가 경영진 교체를 기점으로 화해 무드로 변했다고 전했다. 사티아 나델라는 지난해 초 MS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으며 순다르 피차이는 8월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구글의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통신에 따르면 8월10일 나델라 CEO는 새로 임명된 피차이에게 '충분한 자격이 있다(well deserved)'는 내용의 축하 트윗을 보냈다. FBR캐피털마켓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축하 메시지가 구글과 MS 간 파트너 관계를 수립하는 화해의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이번 합의가 빈번하게 제기되는 글로벌 IT 업계의 특허소송전을 가라앉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그동안 IT 업계에서 무리한 소송전이 유행처럼 번져왔다며 구글과 MS 간 합의가 그동안의 전쟁 양상이 변화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지난해 8월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양사가 진행해온 모든 특허소송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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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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