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IS, 리비아 로마시대 유적지 점령…세계유산 파괴 위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리비아의 로마 시대 유적지를 점령해 유적이 파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IS는 전날 리비아 북서부 도시 사브라타를 점령했다. 사브라타는 3세기께 로마 시대에 지어진 유적지로 1982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이전부터 고고학계는 IS의 이곳 유적 파괴를 우려해왔다. 데이비드 매팅리 영국 레스터대학 고고학 교수는 “사브라타는 세계 유적지 중 상위 5%에 꼽히는 곳”이라며 IS가 파괴하고 싶어하는 사람 형상을 나타낸 조각상과 미술품 등이 여럿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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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IS와 경쟁 관계인 민병대에게 IS 대원 3명이 이곳 일대에서 붙잡히자 소형트럭 30대 규모의 IS 병력이 몰려왔다. 주민들에 따르면 검은색 복장의 IS 대원들은 순식간에 도시 전역을 점령하고 주민들을 제압했다. 겁먹은 한 주민은 “저항은 전혀 없었다. 누구도 IS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IS는 무기를 들이밀며 누가 이 도시를 정말 지배하는지 보여주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IS는 이미 시리아 팔미라와 이라크 님루드 등지의 고대 유적을 파괴하고 이에 저항하는 고고학자들을 살해한 바 있다. IS의 리비아 유적 파괴를 우려하는 고고학자들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가 리비아 문화재 당국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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