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TPP 반대"… 위기의 클린턴 '좌클릭'

내주 경선후보 TV토론 앞두고 '좌파 돌풍' 샌더스 의원 견제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경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바마 1기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내며 TPP 협상의 기반을 닦는 데 일익을 담당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내가 현재까지 아는 내용에 한해서는 (TPP) 타결안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된 지난 수개월간 TPP에 관한 입장표명을 유보해왔으나 다음주에 열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앞두고 TPP 추진에 반대하는 노조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클틴턴 전 장관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PBS와 인터뷰에서 "지금 상태로는 TPP가 미국인 근로자와 환경, 국가안보를 증진시키기 위한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TPP 타결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특히 협정이 환율조작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약값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NYT는 TPP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입장이 지난 2012년 TPP에 대해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투명한 무역협정의 황금기준을 정하는 일"이라고 띄웠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돌이켜보면 시장접근이나 수출증대 등 우리가 생각했던 것들을 얻지 못했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다음주 초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첫 민주당 경선주자 토론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 좌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 등을 견제하고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노조와 진보진영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 최대 노조 조직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위원장은 클린턴이 입장을 표명한 후 "(그의 TPP 반대 결정은) TPP 타파 노력에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라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경쟁을 벌이는 샌더스 의원과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주지사는 이미 TPP 타결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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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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