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과잉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해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꺼질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최대 0.6%포인트 깎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중국경제 불안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서 "중국의 석유·화학 및 석탄, 건설 및 기계, 금속 등 3대 부실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구조조정 등 내부 요인으로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내리면 전 세계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깎이고 결국 우리 성장세도 최대 0.6%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7% 내외로 점쳐지는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 6% 내외로 둔화하면 우리 성장률은 2%대 초중반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 전망치는 3% 내외다.
실제 중국 3대 부실산업의 상황은 심각하다. 금속 부문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2008년 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5%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석유·화학 및 석탄 부문에서도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이 같은 기간 약 10%에서 30%로 3배 뛰었으며 건설 및 기계 부문도 10%에서 20%로 상승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이들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위기의 충격을 흡수했지만 이제는 과잉투자에 따른 부작용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우리 주력산업의 중국 부실산업 의존도가 높아 실제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KDI가 3대 중국 부실산업의 생산이 각각 10%씩 축소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 국내에서는 화학 부문의 부가가치 창출액이 4.3%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석유 및 석탄, 항공 각각 -2.9% △전기 및 전자기기 - 2.6% △금속제품 -2.3% 등도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거시경제 전반의 영향을 따져보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내리고 세계 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소비 -0.2%포인트 △총투자 -0.4%포인트 △소비자물가지수(CPI) -0.1%포인트 등이 하락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도 0.5%포인트 악화된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 산업 구조조정이 상당기간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부실기업 정리, 가계부채 급증세 제어 등 우리 내부의 금융 건전성을 높여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외부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환율의 신축성을 유지하고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해 재정정책·통화정책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