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EQ900' 출시 행사에서 내빈들을 직접 맞이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세계 무대에서 명차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EQ900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품질은 물론 성능과 디자인 면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정 회장이 인사말을 통해서 세계 명차와 겨루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정 회장은 "신차 출시를 계기로 국가 경제 발전에도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원을 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제네시스는 내년부터 EQ900을 세계 시장에서 연 2만대씩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가장 잘 팔렸던 지난 2012년의 9,317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EQ900은 제네시스가 오는 2020년까지 출시 예정인 6종의 차량 중 최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이다. EQ900는 개발 방향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철학인 '인간 중심의 진보'가 반영돼 기존 에쿠스와는 완전히 다른 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네시스는 EQ900에 대해 안정성·안락함·주행 성능 3박자가 어우러진 차라고 설명했다.
안전성은 일반 강판보다 10% 이상 가볍지만 2배 이상 튼튼한 초고장력 강판을 51.7% 넣었다. 기존 에쿠스(16.3%)의 3.2배이며 해외 프리미엄 차량 평균(27%)의 1.9배다. 엔진룸 내부에는 마름모 형상의 스트럿 바를 적용했고 구조용 접착제도 87m에서 200m로 확대 적용했다. 비틀림 및 굽힘강성은 181% 향상시켰다. 9개의 에어백(운전석, 동승석, 운전석 무릎, 전·후 사이드 및 전복 대응 커튼)이 장착됐다.
안락함도 강점이다. 항공기 1등석을 본떠 만든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를 뒷좌석에 넣었고 운전자의 체중과 키를 입력하면 가장 편안한 형태로 좌석이 자동 설정되는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을 서울대 의대와 함께 개발했다. 탑승객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일척추건강협회(AGR)로부터 공인 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는 기본 구조부터 완전히 개선된 안락감을 제공한다. 운전석 기준으로 총 22개 방향으로 전동조절이 가능하다. 항공기 1등석 시트처럼 버튼 하나만 누르면 릴렉스·독서·영상 등 다양한 착좌 모드로 변형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차량 실내의 손닿는 부분은 모두 가죽으로 감쌌다. 이탈리아 명품 가죽 가공회사인 파수비오사와 협업해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 정교한 바느질은 프리미엄 시트 브랜드 복스마크사와 공동 개발했다. 대시보드와 앞·뒷문, 센터콘솔 등에 진짜 원목을 일일이 손으로 깎아 만든 장식패널을 사용했다. 각종 스위치에는 각각 다른 금속 재질을 적용해 손끝 감각만으로도 어디에 사용하는 스위치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랑하는 매직보디컨트롤 기술에 뒤지지 않는 신개념 서스펜션인 '제네시스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GACS)'이 처음 적용돼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안정감을 준다.
엔진 라인업도 기존의 에쿠스와는 다르게 구성됐다. 고강도 내구시험을 통과한 람다 3.8 V6 GDi와 타우 5.0 V8 GDi뿐만 아니라 새롭게 3.3터보 GDi가 추가됐다. 람다 3.3 터보 GDi는 최고출력 370마력을 낸다. 후륜구동형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현대차는 EQ900을 올해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 중 미국·중동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EQ900'은 3.8 GDi 모델과 3.3 터보 GDi 모델의 경우 각각 △럭셔리 △프리미엄 럭셔리 △프레스티지 등 3개 트림, 5.0 GDi 모델은 △프레스티지 1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리무진은 내년 1·4분기 중 출시 예정이다.
또한 외장 컬러 8종, 내장 컬러 5종, 리얼 우드 5종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따라 총 72개의 서로 다른 컬러 조합이 가능하다.
가격은 3.8 모델이 7,3000만~1억700만원, 3.3 터보 모델은 7,700만~1억1,100만원, 5.0모델은 1억1,700만원이다. 현재 사전 계약은 총 1만700대로 올해 에쿠스 판매량(4,679대)을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