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뿐 아니라 국내 언론매체들도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체중계와 전동 스쿠터, TV까지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데 업계는 혀를 내두른다. 샤오미는 자신만만하다.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샤오미폰은 방송과 뉴스, 도서와 음반 등의 플랫폼으로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샤오미폰을 모바일 플랫폼 삼아 소비자의 생활에 파고든다는 '샤오미제이션'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실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컨설팅 업체 차이나인터넷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중국 앱스토어에서는 바이두·텐센트 계열과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 치후360 계열이 전체의 8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부가가치의 주인은 여전히 앱스토어·검색·위챗(텐센트의 모바일메신저)·소셜미디어들이다. 샤오미가 이 모든 것을 공급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게다가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올해 3·4분기 화웨이의 매출이 81%나 늘어난 반면 샤오미 출하량은 8% 감소했다.
필자는 '샤오미 현상'을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샤오미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성공했다고 단정 짓기 이르다. 샤오미는 원가 또는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값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도 '경쟁사에 비해 적은 종류의 폰을 오랜 기간 팔기' 때문에 이익을 내왔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주력제품의 부진이 시작돼 '오랫동안 충분한 양을' 팔 수가 없게 되면 수익이 급격히 나빠진다.
샤오미는 분명 일정 성과를 거둔 기업이지만 다소 갑작스럽기까지 한 '샤오미 배우기'는 국내 기업이나 시장이 경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제 꽃피기 시작한 국내 스타트업들은 샤오미 모델을 냉정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잘나간다고 그것이 늘 롤모델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혁신을 외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박태웅 케이스타일트립 대표